[뉴스토마토 문경미기자] 48개 일반의약품의 소매점 판매를 허용한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경제계가 더 많은 일반의약품에 대해 판매규제를 완화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12일 ‘일반의약품 판매규제 완화 효과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일본의 규제완화 사례를 감안하면 일반의약품의 약국외 판매 확대는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여 관련 시장을 확대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약국의 매출 감소나 안전성 문제 등 부정적 효과는 작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일본도 1998년과 2004년 두 번에 걸쳐 386개 일반의약품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해 소매점 판매를 허용했다”며 “그러나 소매점으로의 매출이동은 거의 없었고, 오히려 판매채널간 경쟁촉진으로 기업경쟁력 제고 노력을 가속화시키고 소비자의 접근성을 개선시켰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3년만 해도 약국에서 100% 판매되던 정장제 가운데 2004년 규제완화로 소매판매가 허용된 품목을 살펴보면 4년후인 2008년에도 약국 점유율이 97.9%에 달했다. 또 건위소화제는 94.9%, 종합감기약은 93.9%, 종합위장약의 93.5%도 여전히 약국에서 팔리고 있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대다수 국민들은 약국을 이용할 수 없는 긴급한 상황에서는 소매점을 이용하지만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한 경우에는 약국을 이용하기 때문”이라며 “결국, 소매점 판매액의 상당 부분이 약국이 문을 닫는 등 긴급한 상황에서 발생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오히려 “1998년부터 소매점 판매를 허용한 드링크제 가격은 3년만에 10%이상 하락했고, 평균 구입횟수는 25% 늘어났다”며 시장규모가 확대됐다고 덧붙였다.
드링크제 소비 증가이유에 대해 “취급점포가 늘어 소비자가 보다 쉽게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게 돼 잠재수요를 유발시켰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는 의약품 판매처 다양화가 관련시장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2009년에는 전체 일반의약품의 95%를 소매점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유통, 제조기업들의 경쟁력 제고 노력을 가속화시켰다.
대한상의는 "실제 대형슈퍼마켓인 이토요카도는 감기약, 정장제 등 200~300개 의약품 가격을 10~20% 인하하며 집객유도에 나섰고, 드럭스토어 업계도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형 점포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형약국 역시 약사만이 취급 가능한 의약품 수를 늘리는 등 전문성 강화추세에 있다. 보고서는 “소비자들 또한 약을 보다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됐고 약에 대한 효과, 사용법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안전성 미확보에 대해 보고서는 “일본에서도 소매규제 완화 이후 안전성이 더 이상 이슈화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일본약사회와 일부 단체는 1998년과 2004년 규제완화시 안전성 등을 이유로 의약품의 소매판매에 반대하기도 했으나, 지금에 와서는 대면판매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의약품 인터넷판매에 대해서만 반대하고 있다고 대한상의는 전했다.
대한상의 김무영 유통물류진흥원장은 “국회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면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된 일부 의약품을 약국외에서 판매하자는 약사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국민 대다수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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