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최근 재정위기의 주요 원인은 과잉복지가 아니라 부자감세며, '나쁜 균형재정'은 수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3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정부가 발표한 2012년 예산안 토론회를 통해 정부의 예산안 수정을 요구했다.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 목표인 2013년 균형 재정은 가능할 것이지만 이는 나쁜 균형재정"이라며 "현 정부가 말하는 균형재정은 내년 대선공간에서 복지재정 확충론에 맞서 핵심카드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쁜 균형재정'으로 정의한 이유에 대해 "2012년 GDP대비 국가 재정 규모는 더욱 작아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2013년 균형재정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현실성 없는 통계 노름이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인천공항법이 개정이 돼야 매각이 가능한데 개정도 안돼 매각 계산만 한 것을 가지고 공공기관 매각을 통해 세외수입을 늘리겠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연구위원은 2012년 예산안 지출구조의 문제점으로 GDP대비 국가재정 규모 축소를 첫째 이유로 꼽았다. 그는 한국의 국가재정규모는 GDP대비 31.2%로 OECD평균 43.7%이 비해 턱 없이 작은 수준이나 2012년 지출증가율은 5.5%로 국세 증가율(9.7%), 명목 경제성장률(7.6%)에도 못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4대강 사업과 여수 엑스포 사업을 제외한 SCO사업지출이 6.1%증가해 여전히 토목경제에 대한 의존이 높다"고 지적했다.
오 연구위원은 또 복지확대가 미미하다는 점을 예산안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들었다.
그는 "현 정부는 내년도 복지지출이 역대 최고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복지 분야는 법령으로 정해진 의무지출이 상당히 커 반복지정권이더라도 복지지출 비중은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복지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한 발제를 맡은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GDP대비 공공복지 지출 비중은 7.5%로 OECD 33개 회원국 평균 19.3%에 비해 11.8% 포인트 낮아 138조원 적고 경제수준이 비슷한 10개국 15.6%에 비해서도 8.1%포인트 낮아 95조원이 적다"고 말했다.
그는 "현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인한 세수감소효과는 2012년 기준 20조9000억원이며 최근의 일부 추가 감세 철회는 '부자감세'를 철회한 것이 아닌 까닭에 2008~2010년 세제 개편으로 인한 세수 증감효과에는 별 다른 영향을 끼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홍 연구위원은 "현 시점에서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방법에는 부자감세 철회와 재정지출을 축소에 있는데 현 정부는 부자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서민들을 희생하는 방식으로 재정난을 해소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버핏세 도입을 주장했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 역시 "버핏의 부자증세 주장에 대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00만불 이상의 수입을 갖는 사람은 중산층 이상의 세금을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우리도 부자 증세의 추동력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