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혹스런 금융지주사들 '배당 자제' 분위기
충당금 적립 등 배당 자제.."내부익 유보로 서민 대책과 거리" 비판도
2011-10-18 16:45:12 2011-10-18 17:02:51
[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최근 금융권 규탄 분위기로 시중금융지주사들이 올해 배당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부 이익을 유보하는 형태여서 서민 금융 지원 정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도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055550)는 올해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고 고배당을 자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당초 계획보다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을 더 쌓고, 배당은 작년 수준으로 자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3조원으로 예상되는 신한금융의 순익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053000)지주의 이팔성 회장 역시 "자본 적정성, 자본 확충 등의 문제로 고배당이 힘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KB금융(105560)지주와 하나금융지주(086790)의 경우 각각 어윤대, 김승유 회장이 해외 출장에서 돌아오는데로 배당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 "서민 위한 정책, 못 돼"
 
앞서 지난 10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은행장과 농협 신용부문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배당을 자제하고 내부유보금을 충분히 적립해달라"는 입장을 전한 적이 있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7대 시중은행들은 총 32조3806억원의 당기순이익 중 10조5280억원을 현금배당해 32.5%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그러나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오늘 줄 배당을 내일 주겠다는 형식의 이익 유보로 전체 국민들과는 큰 상관없는 일"이라며 "일시적으로 비난을 면할 수는 있지만 서민을 위한 실질적 대책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3분기 배당을 위해 주주명부를 폐쇄한 외환은행의 경우 대주주인 론스타가 예전만큼 많은 배당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이사 중 한 명인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가 법정구속되면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어 과반수 이상의 찬성(9명 중 5명)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당국의 지분 매각명령으로 인해 10%로 줄어드는 의결권만으로, 주주총회에서 고배당 안건을 통과시키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
 
무엇보다 고배당을 한다고 해도 하나금융과의 계약을 통해 론스타 배당금 전액을 매매가격에서 빼기로 해 큰 의미가 없을 전망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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