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중 부러진 이, 보험금 청구 못해"
대법원,"가해재 주의의무 위반 아니야..보험금 지급 채무 없어"
2011-12-12 06:00:00 2011-12-12 06:00:00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농구경기 중 리바운드하다가 어깨로 상대방 선수의 얼굴을 쳐 이를 부러뜨린 것은 농구 중 통상 일어날 수 있는 일로, 가해자의 보험사는 피해자는 물론 피보험자인 가해자에게도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1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메리츠화재보험이 친구들과 농구경기 중 리바운드를 하다가 상대방 선수의 치아를 부러뜨린 정모(35)씨와 피해자 한모씨(38)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정씨 등의 상고를 기각,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운동경기에 참가하는 자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 경기자 등이 다칠 수도 있으므로, 경기규칙을 준수하면서 다른 경기자 등의 생명이나 신체의 안전을 확보하여야 할 신의칙상 주의의무인 안전배려의무가 있고, 농구 등 신체적 접촉을 통해 승부를 이끌어내는 운동경기는 참가자가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위험은 어느 정도 감수하고 경기에 참가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같은 유형의 운동경기에서 참가자가 주의의무를 다했는지 여부는 해당 경기의 종류와 위험성, 당시 경기진행 상황, 관련 당사자들의 경기규칙의 준수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되, 그 행위가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면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사고 당시 피고 정씨와 한씨는 야간에 코트의 반만을 사용하여 농구경기를 했으므로, 상당한 부상의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었고, 정씨가 규칙을 위반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 정씨의 행위는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 내에 있었던 것으로서 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만한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친구인 정씨와 한씨는 2009년 8월 오후 8시경 다른 친구들과 야외농구를 하던 중 정씨가 점프를 하고 내려오다가 리바운드를하는 과정에서 정씨의 오른쪽 어깨에 한씨의 입부분이 부딪쳤다. 이 사고로 한씨는 앞니 2개가 부러지고 그 양옆의 이가 흔들리는 부상을 입었으며 부러진 이 2개를 뺀 뒤 브리지 시술을 받았다.
 
한씨는 정씨가 상해보험을 든 메리츠화재에 위자료 100만원과 치료비 등 640여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요청했으나 메리츠화재는 정씨에게 주의의무 위반의 책임이 없는 만큼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소송을 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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