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보험자, 같은회사 상해보험 들때 고지의무 없어
"전산기록 조회 안한 보험사에 중과실 있다고 봐야"
2011-12-11 09:57:23 2011-12-11 09:58:37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오토바이 보험을 든 회사에 상해보험을 들면서 오토바이 운행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가 오토바이 사고를 당했더라도 이를 고지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무등록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백모씨 유족이 H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되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백씨가 오토바이를 피보험차량으로 하여 피고의 자동차보험에 가입해 상해보험가입 당시까지 유지하고 있었다면 이 내역은 피고의 전산망에 입력되어 있었을 것이고 피고로서는 백씨의 인적사항을 이용해 전산망에서 망인의 보험가입현황을 조회함으로써 백씨의 자동차보험 가입내역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그렇다면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백씨가 오토바이 소유 및 탑승 여부에 관하여 전산망의 조회를 통해 불실고지 사실을 알았거나, 만일 조회를 하지 않아 몰랐다고 해도 이는 중대한 과실에 해당한다"며 "피고는 백씨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백씨는 2005년 4월 자신의 오토바이를 피보험차량으로 지정해 H보험사의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뒤 2006년 8월 H보험사와 상해사고 사망 시 3000만원을 받기로 하는 상품에 가입하면서 오토바이 소유 및 탑승 여부에 대해 '비소유 및 비탑승'으로 고지했다.
 
백씨는 보험에 가입된 오토바이를 팔고 2007년 7월 무등록 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는데, 백씨의 유족이 보험금 지급을 요구하자 H사는 백씨가 오토바이 운행 등의 사실을 알리지 않아 ‘고지의무’를 위반했다며 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백씨 유족이 소송을 내 1심에서는 승소했으나 2심에서 “백씨가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사정만으로 보험사가 백씨의 오토바이 소유 등의 여부를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청구를 기각하자 상고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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