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저축은행 업계의 올해 '기상도' 역시 짙은 먹구름이 가득 드리워졌다.
구조조정 소식과 부실경영에 따른 이미지 추락, 금융지주사의 저축은행업 진출 등으로 지난해에 비해 시장 상황이 크게 개선되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연초부터 지난해 영업정지 유예조치를 받았던 저축은행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또 다시 제기되고 있고, 불법대출과 비리 등의 소식도 흘러 나오고 있어 업계는 잔측 움츠린 분위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저축은행들은 자산규모가 큰 대형저축은행들도 영업을 확대하기 보다는 내실 경영을 강조하며 위기 관리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금융지주사들이 인수한 저축은행이 본격적으로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기존 저축은행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 자산규모가 큰 3개 저축은행들도 올해 소비자금융 확대와 내실 다지기 등의 경영 계획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솔로몬저축은행(007800)은 '소비자금융회사'로의 변화를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해 여신자산의 50%이상을 소액신용대출과 오토론(자동차 대출) 등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신용대출로 인한 리스크를 우려하는데 오래전부터 축적된 고객분류의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로 대출한도나 금리 등을 알맞게 책정해 건전성이 우수하다"고 말했다.
한국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들이 인수한 저축은행들이 올해 본격적으로 출범하고, 전반적인 업계 상황도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내실 다지기에 치중하고 이후 대응 방향 등을 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도 "오는 28일에야 반기 사업 계획 회의를 하기 때문에 신년 영업계획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며 "과다한 영업확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실 경영으로 일단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 금융지주사 저축은행 횡보 예의주시
저축은행 관계자들은 또한 불법대출 등 부정적 소식들이 계속 알려지는 등 올해도 업계 이미지를 개선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언론 등을 통해 금융당국에서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밝히는 만큼, 현재 업계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특별히 손을 쓸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동시에 저축은행 관계자들은 금융지주사가 인수한 저축은행의 횡보에 예의주시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산 건전성을 내세워 상대적으로 낮은 예금금리지만 고객을 끌었던 저축은행들의 영업전략이 지주사 저축은행과 겹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동부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저축은행들이 우수한 신용도로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줄 수 있다"며 "우량한 물건에 대한 자산운용과 우수고객 관리 등 많은 목표가 겹쳐 이를 어떻게 관리할지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HK저축은행 관계자는 "아직 금융지주 저축은행 영업과 그 결과가 나오지 않아 방향성을 속단하기 어렵다"면서도 "기존 저축은행은 금융지주 저축은행 영업과 비슷하게 대응할 것"으로 판단했다.
◇ 지난해 16개 저축은행 영업정지
한편, 지난해 저축은행 업계는 16개사 영업정지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지난해 1월4일 삼화저축은행을 시작으로 2월에는 부산·대전·부산2·전주·중앙부산·보해·도민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했다. 8월에는 경은저축은행이 영업정지 결정을 받았다.
금융위원회는 또 지난해 9월18일 제일, 제일2, 프라임, 대영, 에이스, 파랑새, 토마토 등 7개 저축은행을 영업정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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