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연초부터 은행권에서는 인사 적체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명예퇴직 움직임이 동시에 일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은행권의 이 같은 인력 조정 움직임은 1980~1990년대 대규모로 유입된 인력들로 인사 적체가 시작됐을 뿐 아니라 올해 경기 침체를 예상한 선제적 대응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 은행권, 인사적체 해소 노력 · 명예퇴직 진행 중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노조와 국민은행 노조는 승진 누락자에 대한 인사를 요구했다. 신한은행은 노사 합의가 이뤄진다면 2년 만에 명예퇴직을 시행하게 된다.
실제로 산업은행 노조는 사측에 대규모 승진 인사를 요구했다. 국민은행 노조도 최근 임단협에서 장기 승진 누락자 100명을 승진시켜달라고 요구해 사측으로부터 동의를 얻어냈다.
노조에서는 인사적체를 해결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직고 있는 반면, 사측에서는 명예퇴직을 추진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성과주의 문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지난해 12월5일부터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마감결과 전체 직원 6699명 중 12%가 넘은 813명이 신청했다.
앞서 SC제일은행은 임원급 100여 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시행해 20여명을 정리했다.
지난해 말 농협과 하나은행은 각각 521명, 378명에게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고, 국민은행은 임금피크제 대상인 50대 이상 직원들에게 '한시특별준정년퇴직'을 신청받았다.
신한은행은 최근 노조에 희망퇴직 시행을 요구했는데 노사 합의가 이뤄지면 오는 16일부터 명예퇴직을 접수할 계획이다. 이번에 명예퇴직이 이뤄진다면 지난 2009년 600명 퇴직 이후 2년 만이다.
◇ 명퇴로 인사적체 해소· 경기 침체 선제 대응
이같은 은행권의 명예퇴직 움직임은 인사 적체로 인한 승진 누락 등 직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움직이라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인사 적체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있는 상태"라며 "어느 은행이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잡힌 만큼 명예퇴직 등을 통해서라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편에서는 올해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국내 경기도 침체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권에서는 높은 수익을 냈지만 올해는 대외 경제 불확실성과 그에 따른 내수 침체 등이 예상돼 사정이 좋지 않다"며 "게다가 금융 탐욕에 대한 비판으로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도 점쳐져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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