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서울 강동구 고덕 시영아파트 2500가구가 재건축을 앞두고 16일 본격 이주를 시작하자 주변 단지 전세가 상승과 물량 부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고덕 시영아파트에는 아파트 전세가로 입주가능한 신축 빌라 특별분양에 관한 전단지 등이 전세금으로 급매물을 찾는 수요를 대변하는 듯 단지 여기저기에 붙어있었다.
고덕 시영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는 "전세 물량을 찾는 사람들이 원하는 가격대의 물량은 거의 다 빠진 상태"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주 이주를 앞두고 전세 물량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 속에 강동구의 전세가 변동률은 상승 흐름을 기록했다.
부동산1번지 집계 결과 강동구는 전주 대비 0.4% 전세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송파구도 영향을 받아 0.1%의 전세가 상승 흐름을 기록했다. 이같은 흐름은 이번주 이후 더욱 심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설명= 16일 주민 이주가 본격 시작된 서울 강동구 고덕 시영아파트 단지)
◇본격 이주 시작.. 세입자들 "전세금으로 갈 곳은 어디에?"
이번에 이주를 시작하는 고덕시영 단지는 42~72㎡(공급면적) 2500가구다. 이 곳 전세가는 1억원 내외 수준이다. 고덕 시영아파트의 이주 시작에 인근 아파트들은 전세가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인근 S공인중개사 대표는 "집 주인들의 경우 이주비를 받아 명일동이나 암사동 부근의 2~3억원대 물량도 많이 찾지만 기존 세입자들의 경우 1억원 수준으로 구할 수 있는 집은 인근 고덕2단지, 3단지 정도다"고 설명했다.
인근 단지들의 전세가는 지난달 초와 비교해서도 오름폭이 눈에 띈다.
S공인중개사 대표는 "고덕2단지는 56㎡(전용면적)가 12월 초만해도 1억2000만원 선에 거래되다가 현재 1억4000만~5000만원에서 거래된다"고 설명했다.
"주변 단지 전세가는 지난달 초에 비교해 평균 2000~3000만원 정도 올랐다고 보면 된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이주가 본격 시작된만큼 앞으로 주변 전세 상승과 물량 부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기존에 세입해 살던 가구의 경우 1억원 내외의 가격으로 다시 전세를 얻을 수 있는 물량이 부족하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단지 약 80% 정도가 세입자라고 추산하고 있어 집을 비워야 하는 세입자들의 전세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인근 G공인중개소 대표는 "집주인들은 이주비를 받아 적당한 물량을 찾아 이사를 하지만 세입자들은 기존에 살던 곳의 전세금으로 갈 만한 곳이 마땅치 않고 따라서 물량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수요는 있으나 수요자들이 필요로 하는 적정 가격대의 공급(매물)은 달려 전셋값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지연 부동산1번지 연구원은 "세입자들의 경우 강동구 외곽이나 멀게는 구리, 남양주, 하남으로까지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며 "수도권의 전체적인 전세가격이 안정세인 반면에 강동구는 이번주도 전세가 상승과 그에 따른 물량 부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덕시영 아파트 조합에서는 현재 비어있는 300세대를 포함해 5개월 이내에 전 세대를 이주시킨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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