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대출, 올 상반기 40조 돌파 예상..가계대출 폭탄되나
2012-01-25 14:49:32 2012-01-25 18:46:05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신용카드사와 할부금융사(캐피탈사)의 가계대출이 가계대출의 폭탄으로 떠올랐다.
 
금융당국의 규제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풍선효과’로 카드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올해 국내경기 전망이 암울한 가운데 카드대출의 연체율이 오름세를 보여 가계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데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카드대출의 증가세가 서민가계의 부실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011년 3분기 카드대출 잔액 38.2조..전년比 10.0% 증가
 
25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3분기 말 여신전문기관(신용카드회사+할부금융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38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2년 카드사태 직후인 2003년 3분기 이후 최대치다.
 
지난해 7월부터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을 규제한 데 따른 '풍성효과'로 카드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여신전문기관의 가계대출은 전년동기대비 1분기 13%, 2분기 14%, 3분기 10% 늘어나 2010년 1분기 이후 두자릿수 증가율을 지속했다.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약 6%라는 점을 고려하면 두 배 이상 빠르게 증가했다.
 
◇신용카드대출 연체율 증가세·1분기 마이너스 성장 전망..서민가계 부실화 우려
 
문제는 서민들의 생활자금 마련을 위한 생계형 대출인 카드대출의 연체율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국내경기도 둔화돼 서민가계의 부실화가 우려된다는 데 있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중 신용카드대출의 연체율은 평균 1.8%로 같은기간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0.7%)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8%를 기록한 것과 같은 수준이다.
 
특히 신용카드대출의 연체율은 지난해 7월 2.0%, 8월 2.1%로 증가했다가 9월 1.8%로 소폭 감소한 뒤 10월에 2.1%로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유로존 재정위기와 이란 제재에 따른 유가 급등 등 해외발 악재로 우리경제가 1분기에 마이너스 0.1%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암담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가격이 많이 올라 대출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고용 불안 등 경기마저 악화되면서 생활비 용도로 카드대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문제는 정부가 은행을 규제하다보니 신용이 떨어지고 상환여력이 부족한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카드대출 연체율이 1.8% 정도로 8.5%를 기록한 지난 2002년 카드사태 때보다는 위험하지 않다"며 "하지만 연체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서민가계의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상층·저소득층 투트랙 전략 병행..카드사의 카드사용 규제 강화도 생각해야
 
전문가들은 카드대출의 부실화를 막기 위해서는 중상층과 저소득 계층에 대한 타깃 처방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 연구위원은 "정부가 가계대출 정책을 펴는데 있어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며 "중상층의 경우 대출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저소득층은 대출의 질이 나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산규모가 있는 중산층의 경우 대출을 감내할 수 있는 능력 한도내로 줄이는 것과 함께 분할상환 등 상환구조를 조절해 대출 능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반면 저소득층을 위해서는 지난해 4월 정부가 내놓은 서민금융 안정화 대책이 실효성을 볼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카드사의 건전성 유지를 위해 카드사 자체적으로 카드사용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작년부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관련 조치들이 나오고 있다"며 "카드사는 정부 대책을 충실히 이행하면서 자체적으로 카드사용 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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