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기나긴 침체에 빠져 있던 해운업체들이 선박 공급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면서 운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프랑스 해운컨설팅업체인 알파라이너(AXS-Alphaliner)는 최근 전세계 해운시장의 계선율이 지난해 6월(0.5%) 대비 4.4%로 9배 가량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세계 계선선박 규모 및 계선율>
자료 : 알파라이너, 한국투자증권
현재 전세계 계선 선박은 268척으로 전체 선박 1540만TEU 가운데 약 67만6000TEU가 계선 중이다.
계선(Anchoring)은 선박을 시장에 투입하지 않고 바다에 세워두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선박의 공급과잉 탓에 운임이 하락하고 이는 해운경기 악화로 이어지는 시장의 악순환을 해운업체가 인위적으로 선박 공급을 조절해 다시 운임 회복을 이끄는 것이다.
물론 해운경기가 호황이어서 수요가 증가해 계선율이 낮아진다면 선사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재처럼 선박 공급과잉으로 인한 운임 하락에선 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계선율을 높일 수밖에 없는 것.
지난 2009년 12월 전세계 선박 계선율은 약 12%에서 지난해 6월 0.5%로 곤두박질쳤다.
이후 해운업체들의 자발적인 계선 조치가 늘어나면서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며, 연초 4.4%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시장에선 올해 대형 선사들의 해운 동맹(Alliance) 구축에 따른 선복의 공유가 활발해져 점차 계선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컨테이너 운임지수(좌: SCFI, 우: CCFI)>
자료 : 한국투자증권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표적인 컨테이너 운임지수인 CCFI와 SCFI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면서 “Spot 운임을 지수로 만들어 발표하는 SCFI는 12월 저점 대비 15.1% 올랐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이어 “중국의 춘절 연휴 이후 물동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계절적인 요인 때문에 운임도 약세를 보일 수 있으나 추세적으로는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면서 “이는 선사들이 운임 회복을 위해 꾸준히 계선을 확대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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