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미국 비디오 게임의 역사에서 1980년대 초는 ‘3세대’로 분류된다.
기존 가정용 게임기들과 비교해 혁명적으로 기술이 발전한 닌텐도의 ‘패미콤’, 세가의 ‘세가 마스터 시스템’ 등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3세대’ 동안 닌텐도와 세가의 경쟁 속에서 다양한 게임을 접하며 성장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 중 하나는 ‘닌텐도 세대’다.
현재 미국 가정의 72%가 게임을 즐기고 미국에서 비디오 게임 시장 규모가 19조원에 이를 수 있는 것은, 비디오 게임을 사랑하는 ‘닌텐도 세대’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비디오 게임 대신 온라인 게임을 하고 있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는 초등학생이라면 한번은 했을 정도의 게임이며,
엔씨소프트(036570)의 ‘아이온’, ‘리니지’ 시리즈는 성인들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넥슨, 엔씨는 이용자들을 ‘넥슨 세대’, ‘엔씨 세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
게임 산업 관계자들은 게임사들이 근시안적인 시각으로 게임을 운영하면서, 오히려 국내 게임사들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과 불신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대표적인 예는 해킹 피해자에 대한 게임사들의 태도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해커에게 노출돼 게임 캐시와 아이템을 잃어버리는 피해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사들은 해킹 피해자 캐릭터를 복구 해주는 일에 소극적이다.
이 때문에 포털 사이트에는 게임사들이 범인 검거와 피해 보상 등을 외면하고 있다는 불만이 쌓이고 있다.
게임사들의 태도에 “피해자가 잃어버린 아이템을 다시 사면 게임사 매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게임사들은 해킹 피해를 보고만 있다”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한 게임산업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에서 공들여 모은 아이템을 잃어버리는 것은 성인에게도 상실감이 크다”며 “제대로 보상도 받지 못한 이용자는 게임에 대해 극단적인 반감을 가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온라인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용자 불만도 커지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은 무작위로 다른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캡슐형’이 있고, 일정 확률로 아이템의 성능을 올려주는 ‘강화형’ 등이 있다.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이 부분 유료화로 운영되는 현실에서 게임사들은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확률형 아이템’으로만 얻을 수 있는 게임 아이템을 만들거나, ‘강화’가 실패할 경우 기존 아이템을 못쓰게 만드는 게임 시스템은 이용자들에게 지나친 상업주의로 비판 받고 있다.
온라인 게임사들은 다른 업종과 상생하려는 의지가 없다는 비판도 있다.
국내 영세 PC방 업주들은 게임사들이 ‘갑’의 위치에서 PC방을 착취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게임사들은 인기 게임과 비인기 게임을 묶어서 PC방에 이용료를 청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PC방 업주는 “게임사에서 신작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겁부터 난다”면서 “신작이 나오면 패키지 요금이 높아지지만, 인기 게임을 계속 서비스 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용을 지불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게임사들이 국내에서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PC방의 역할이 컸었는데, 게임사들은 어려워지고 있는 PC방을 도와주기는커녕 매출만 늘리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해킹 피해자 보상 외면과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 PC방에 대한 불공정 거래는 게임사들에게 단기적으로 이익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게임 이용자 이탈과 지지층 감소, 온라인 게임 기반 축소를 불러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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