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유럽발 재정위기와 공급 과잉으로 태양광 산업이 침체기를 걷고 있다.
업계는 태양광산업을 살릴 정책에 목마르지만 인산인해로 덤벼드는 값싼 중국산 모듈에 국내 산업기반은 이미 붕괴될 우려에 처했다.
이같은 위기를 대변해 이시종 충청북도 도지사가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정부 특별지원 대책'을 직접 건의한 것은 의미심장한 결단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3년간 뿌려진 보급예산이 이미 노무현 정부 5년동안의 예산액을 훨씬 초과한 상태라 '한푼도 안남았다'는 답변만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태양광산업이 활활 타오를 것 처럼 떠들어대던 때가 엊그제인데 꽃피우기도 전에 열기가 식어버리지 않을까 우려해 업계는 정부지원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충청북도 내 태양광산업의 평균 가동율은 47.5%로 떨어졌다. 전국 평균 가동율 30%에 비한다면 다소 높다고 볼 수 있지만 조업을 중단한 업체가 4곳이고 2011년 매출이 목표대비 50%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작년 12월19일 이 지사는 홍석우 장관을 직접 찾아 오전에 면담을 갖고 ▲RPS제도 2012년 태양광 할당량 확대 ▲태양광 Surcharge 제도 도입 ▲태양광 발전시설 보급사업 국고보조 지원확대 등 3가지 특별지원을 건의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불황→구조조정·기술개발→가격하락→그리드패러티→2013년부터 폭발적 성장 기간을 거칠 것으로 전망해 올해만 버티면 된다는 입장이라 더욱 간절한 부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태양광발전시설 보급사업에 대해 국고보조를 확대해달라는 이 지사의 건의는 거절당했다.
이명박 정부들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지원액(2조57억원)이 노무현정부(2003년~2007년)간 지원규모(1조3907억원)를 초과해버려 더 이상 내놓을 돈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지원된 1조34억원을 합치면 MB정부 기간동안 3조91억원에 달해 나라 곳간이 텅텅 빈 상태다.
당초 5730억원이던 지원규모를 1조원 규모로 늘려달라는 것인데 지경부가 사실상 퇴짜를
놓은 것이라 실망이 클 수 밖에 없다.
또 충청북도는 시도부단체장회의를 통해 올해 태양광의무할당용량을 200MW에서 500MW로 확대해줄 것으로 요구했다. 충북의 경우 내수시장 발전시설 수요량을 약 525MW로 예측하고 있는데 정부 시책대로 2016년까지 280MW만큼만 태양광 할당량을 늘린다면 내수시장이 활성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정부는 기존 200MW 대비 10%만 상향조정만 할 수 있다며 220MW로만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그나마 태양광 Surcharge제를 도입해 전기요금 부과액의 4%인 약 1조5000억원을 태양광산업 육성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은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는 현재 전기요금의 1000분의 65 범위내에서 전력산업기반기금을 조성할 수 있도록 전기사업법에 법제화돼 있기 때문에 이미 실행하고 있는 대책이라 사실상 큰 변화는 아니다.
결국 충북도지사의 읍소에도 불구하고 태양광산업의 지원방안은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
OCI "국내 기업 규모의 경제달성 및 비용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폴리실리콘 공급과잉이나 고순도 제품은 계속해서 공급부족 현상"(2011년8월9일 지경부 태양광 산업계 간담회)
오성LST "대만에 비해 정책금융환경이 나쁘며 대출조건이 까다롭다"(2011년8월9일 지경부 태양광 산업계 간담회)
현대중공업(009540) "재고와 중국저가공세에 팔수록 손해다. 판매부진으로 자금부담이 커졌다. 생존업체가 향후 시장의 주역이 될 것이다"(2011년11월18일 태양광산업협회)
국내 태양광산업이 구조조정을 넘어 이제 생존게임이다.
국내기업은 생산용량 확대계획을 축소하거나 취소하고 있지만 중국기업들과 대만 셀 업체들은 올해에도 계속해서 생산량을 늘려가며 경제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의 에버그린솔라와 스펙트라솔라가 파산했고, 솔린드라와 독일의 Q-Cells도 파산시킨 값싼 중국 거인의 공세를 버티기엔 겨울이 너무 길고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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