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이슈 & 종목
앵커: 김순영 앵커
전화: 김혜실 기자
한화, 정상 거래..4.64% 하락 마감
거래소, 대기업 특혜 논란 못 면해
한화 "자구책 마련할 것" vs 경실련 "시장 교란"
"잠재적 리스크 해소" vs "법원 판결 지켜봐야"
앵커 : 한화가 지난 주말 동안 상장폐지 심사위기를 겨우 넘겼죠. 하지만 주가 하락은 면치 못했군요. 마감상황 살펴주시죠.
기자 : 국내 재계 10위 그룹인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한화(000880)가 상장폐지 심사위기를 모면했습니다. 한화는 지난 3일 자기자본의 3.9%에 해당하는 899억원의 임원 횡령·배임 발생사실을 공시한 바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현행 기준에 따르면 횡령·배임 금액이 자기자본의 2.5% 이상이면 상장폐지 실질심사에 올라갑니다.
거래소는 어제 한화 주권 매매거래정지에 대한 긴급회의를 신속하게 진행했는데요. 한국거래소는 한화의 영업지속성과 재무구조 안정성에 대한 상장적격성이 인정된다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거래소는 한화에 대해 지연공시에 따른 공시불이행으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예고했습니다.
앵커 : 상장폐지의 위기를 넘긴 데다가 주가도 4%대 하락으로 마감했군요. 사건이 대충 마무리된 듯 한데 거래소는 떠들썩하다고요. 무엇인가요?
기자 : 사상 초유의 거래 정지 위기에 몰렸던 한화가 최악의 사태에서 벗어났으나 거래소의 대기업 특혜 논란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거래소는 거래정지 발표 이틀만에 한화를 상폐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했는데요. 다른 종목들과의 형평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겁니다. 지연공시에 대한 책임 문제, 거래소 상폐심사 제도의 허점 등의 문제점도 드러났습니다. 또 거래소 매매 정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제일 문제가 되고 있는 형평성 문제가 어느 정도냐면 지난해 마니커와 보해양조가 임직원의 횡령·배임 문제로 상장폐지 심사가 논의돼 최고 두 달까지 주식 거래가 정지됐었습니다. 거래소는 한화의 시가총액을 감안해 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결정을 서둘렀다고 해명했지만 상폐 실질 대상까지 올랐다가 거래정지 없이 심사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지나친 대기업 봐주기라는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금융감독당국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상폐 실질심사 대상과 관련한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입니다.
앵커 : 한화그룹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업 이미지에 타격도 클텐데요.
기자 : 어제 한화그룹은 거래소의 결정에 화답하듯 자구노력 의지를 밝혔습니다. 경영투명성 및 공시역량 강화를 위해 내부거래 위원회 운영 강화, 준법지원인제도 도입 및 실질적 운영, 이사회 부의사항 확대 등 관리감독기능 강화, 공시업무 조직확대 및 역량 강화, 지속적인 경영투명성 제고 노력 등 5가지 주주가치 증진을 위한 개선 방침을 구체적으로 공시했습니다.
오늘 긴급이사회도 소집합니다. 조속한 시장 안정과 주주들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긴급 이사회를 여는 겁니다. 어제 밝힌 주주가치 증진을 위한 경영투명성 제고 및 공시역량 강화와 관련한 안건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한화의 배임·횡령으로 주주와 투자자에게 엄청난 손실을 끼쳤다며 거래소가 관련 규정과 원칙에 따라 이 사안을 처리하지 않은 것은 시장 교란 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또 전국사무금융노조가 거래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하는 등 관련 단체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거래소와 한화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시장에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그렇다면 다시 주가를 살펴보죠. 오늘 하락했는데 향후 주가 전망 어떤가요.
기자 : 위기는 넘겼지만 이번 일로 한화그룹 전반의 경영 불투명성 문제가 부각됐습니다. 김승연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그룹을 사유물처럼 다루고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불거진겁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건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에 한화그룹주 주가가 더 이상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거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김 회장이 지난해 1월말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됐을 당시 한화 주가가 한 달만에 37% 급락하면서 악재는 주가에 반영됐다는 겁니다.
한화가 마련한 경영투명성 제도 마련 방안이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일 거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향후 경영투명성 제고 방침과 경영시스템 개선으로 기업의 투명성과 성장성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거라는 겁니다.
그러나 오는 23일 한화 횡령ㆍ배임 사건 1심 판결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주가가 움직일 가능성도 있는 만큼 단기 하락에 대한 무조건적인 매수 기회 포착은 위험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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