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대리점서 '중고폰' 판다?.. 현실성 있나
2012-02-07 16:36:05 2012-02-07 16:36:14
[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통신사들이 앞다퉈 올 상반기부터 대리점에서 '중고폰'을 판매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은 구체적인 계획이 없이 성급하게 발표부터 해 판매가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KT, 3월부터 '오프라인' 판매..휴대폰 감정은 누가?
 
KT의 경우 다음달부터 대리점에서 중고폰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지난해 9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그린폰 제도'는 아직 시행조차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KT관계자는 "중고폰 매입과 공단말기 요금할인 프로그램을 포함한 '그린폰' 제도를 오는 5월부터 시행하겠다"며 "다음달부터는 중고폰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도
록 하겠다"고 밝혔다.
 
KT측은 매입한 중고폰을 다시 재가공해 대리점에서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KT관계자는 "매입한 휴대폰을 먼저 대리점에서 평가하고, 적정수준에서 본사에 올리면 최종 평가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통해 재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중고폰의 가치를 감정하는 전문가가 없기 때문에 고객들이 중고폰 가격을 '수긍'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제대로 된 전문가 없이 대리점 주인이 중고폰을 평가해 판매한다면 공신력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SKT, 대리점 설득 등 해결해야..LG유플러스, 중고폰 판매 계획 없어
 
                              ◇SK텔레콤의 중고폰 온라인 장터 '티에코폰'
 
SK텔레콤은 지난 해 8월부터 'T에코폰'이라는 중고 휴대폰 안심 매매 서비스를 온라인에서 시행하고 있다.
 
고객들이 중고폰을 'T에코폰' 장터에 내놓으면 19명의 휴대폰 감정사가 등급을 매겨 '신뢰'할 만한 중고폰을 팔고 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까지 이 장터를 통해 누적 3만대의 중고폰이 거래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달에만 2만대가 거래돼 총 누적 5만대의 중고폰이 판매된 셈이다.
 
이런 기세로 SK텔레콤은 오프라인에서도 중고폰을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물량이 안정적으로 공급된다고 판단되면 일단 지점부터 오프라인 판매를 시작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리점 사장을 설득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모든 대리점에서 중고폰 판매가 이뤄지는데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 휴대폰 감정사가 지난해 말 기준 19명으로, 올해는 두 배 가까이 늘린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가 아직은 부족한 상황이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중고폰 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중고폰 수급 문제도 어렵기 때문에 고객들이 내놓은 폴더폰이나 2G폰등으로 임대폰 분야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보다 '저렴'할 수 있을까 우려
 
SK텔레콤과 KT는 올 상반기에 대리점 중고폰 판매를 순차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대리점 설득 등 난관에 부딪쳐 시범적으로 몇군데 대리점에서만 판매하게 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통신사 측은 통신사에서 보증을 서고, 단말기 판매에 대한 수수료를 주기 때문에 대리점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선 대리점 관계자는 "지금 임대폰도 제대로 수급이 안되는 상태에서 쓸만한 중고폰이 얼마나 들어올지 알 수 없다"며 "만약 기기가 있다 하더라도 신규폰보다 판매 댓가가 적을텐데 아무래도 새 휴대폰 판매가 주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중고폰을 들여놨다가 팔리지 않으면 어떡하냐"며 "중고폰은 라인업 확대에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대리점에서 판매하는 중고폰이 온라인보다 비싸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최근 한 중고폰 쇼핑몰에서 중고폰을 구매한 정모씨는 "인터넷을 통해 저렴하게 스마트폰을 구매했다"며 "요즘엔 인터넷 사이트도 꽤 안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아무래도 중고폰은 보다 더 저렴하게 구입하기를 원할텐데 대리점에서 판매를 하게되면 대리점에서 수수료를 가져가기 때문에 비싸질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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