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류설아기자] 소비자의 안전한 화장품 사용을 위해 사용기한 표시가 의무화됐음에도 화장품 중소업체는 물론 대기업 모두 나몰라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각 업체 본사와 유통 현장 판매 직원 모두 사용기한 표시 의무제 및 해당 법 도입 여부 등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10일 보건복지와 화장품 업체 등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화장품 개정법에 따라 제품 포장에 사용기한 또는 개봉 후 사용기간 표시가 의무화됐다.
기존에는 제조판매업자가 화장품 포장에 제조연월일만 표기했지만 사용기한 또는 개봉 후 사용기간 등을 함께 표시해야 하는 것이다. 화장품 제조시 내용물과 직접 접촉하는 포장용기에는 유통기한을 반드시 기록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8월4일 이 개정법을 공포하고 6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 5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백화점부터 대형할인마트, 원브랜드숍 등 화장품 유통 창구를 돌며 각 업체별 브랜드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의 제품이 유통기한 표시가 없었다.
특히 개정법 유예기간부터 본격 시행일 이후 제조한 제품까지 사용기한 표시가 없어 각 화장품 업체가 뒤늦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업체별 매장 판매 점원들이 하나같이 사용기한 표기 의무화를 묻는 질문에 하나같이 "따로 표시하지 않고 있지만 개봉 후 00동안 사용할 수 있다"며 "제조기일만 적고 사용기한은 따로 적지 않는다"고 답변한 것 또한 이를 방증한다.
게다가 대기업 화장품 기업조차 "유통기한 표시에 대한 정확한 시행규칙이 공포되지 않았기 때문에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는 답변을 내놓아 해당 업계가 개정법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는 화장품 개정법의 사용기한 표시를 의무화 내용이 담겨 있어 별도의 시행규칙이 없어도 이를 적용하지 않는 경우 법 위반이며 벌금 200만원 이하의 단속 및 처벌 대상인 것으로 밝혔다.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이 최근 출시한 '스밈'에는 유통기한 심볼이 표시돼 있다.
실제로 이날
아모레퍼시픽(090430) 제품을 확인한 결과 올해 1월 제조한 것으로 표기된 남성 스킨케어 제품에 사용기한 표시가 없었으며 아이오페를 비롯한 다른 브랜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LG생활건강(051900)의 경우 더페이샵이 최근 출시한 기초 화장품 스밈에 개봉 후 12개월 사용 가능한 것을 의미하는 심볼을 표기한 반면 다른 대부분의 제품에는 사용기한 표시가 없었다.
올초 앰플 제품을 출시한 #미샤를 비롯해 중소 화장품 업체도 최근 제조한 신제품에 사용기한 표시를 하지 않은데다 향후 구체적인 계획도 세우지 못한 채 도입 방침만 밝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A사 관계자는 "기존 용기의 경우 2014년 6월까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유통된 제품은 사용기한 표시 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니다"라며 "2년 후에는 전 브랜드의 제품 포장에 사용기한을 모두 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B사 관계자는 또 "보건복지부령으로 구체적인 유통기한 표시 형식과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법적으로 공지하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며 "조만간 보건복지부령 시행규칙을 정해주면 그대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구미정 보건복지부 의약품정책과 사무관은 "지난 5일부터 해당 법이 시행돼 유통기한 표시가 의무화됐으며 시행일 이후 신제품부터 모두 적용되고 기존에 만든 용기에 대해서만 유예기간을 적용한다"며 "소비자가 안전하게 화장품을 사용하고 쉽게 사용기간을 알 수 있도록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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