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청년에게 '희망'을 주는 박재완을 보고싶다
2012-02-15 18:00:03 2012-02-15 18:00:10
[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고용 서프라이즈' '고용 빅서프라이즈' '고용대박' '희망의 불씨'
 
지난해부터 매월 고용동향이 발표될 때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감탄사를 연발해왔다.
 
매주 수요일 오전에 박 장관이 주재하는 위기관리대책회의가 열리다 보니 매월 중순경 수요일 8시에 통계청이 발표하는 '고용동향'과 시간이 공교롭게 맞아 박 장관의 감탄사는 자연스럽게 고용기사에 꼭 들어가게 된다.
 
15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대해서도 박 장관은 어김없이 "서민생활과 직결된 1월 고용지표가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세를 나타냈다"며 "1월 취업자가 전년 대비 53만6000명 늘어 4개월 연속 40만명 이상 증가하는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청년층 가운데 주 취업연령층인 25~29세 고용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엔 9월 고용지표를 보고 '고용대박'이라고 말해 "진중치 못했다"고 사과까지 했던 박 장관이지만 매월 발표되는 고용지표에 대해 평가를 하지 않으면 견디질 못하는 모양이다.
 
그의 발언을 듣는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들은 어떤 생각이 들까. 15일 발표된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쉬었음'인구는 전년동월대비 14만3000명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7만8000명이 15~29세 청년층이다. 그중 20~29세 청년층이 7만2000명으로 20대 상당수가 취업자체를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인구로 분류되고 있다.
 
물론 '쉬었음'인구는 비경제활동인구로 고용률과 실업률에 반영이 안된다.
 
더구나 박 장관도 지난해 "현재의 지표로 포착하지 못하는 사각부문에 대해서는 보조지표를 개발해 정확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현재 지표상의 고용지표는 체감실업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박 장관이 체감 실업이 반영되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매번 고용지표에 감탄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박 장관은 기획재정부로 자리를 옮겨서도 '고용'에 대한 관심을 놓치 않았다. 그가 취임후 처음 발표된 '최근경제동향 6월호(그린북)'에서 13개 항목 중 6번째 항목이었던 '고용'이 맨 앞을 차지한 것은 이를 반영한다.
 
아울러 박 장관은 "서민생활과 직결된 고용을 늘리겠다"는 의지는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이런 이유로 고용성과에 목말라하고 매번 지표상 호조를 보이는 것에 감탄이 절로 나오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스스로를 '낙오한 젊은이', '잉여'라 지칭하며 아예 취업을 포기하는 청년들에게 그의 감탄사는 비수가 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고용이 지표상으로 호조세지만 여전히 많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기 위해 힘겨워한다. 그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체감할 수 있는 고용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위기관리대책회의 자리에선 2월 고용지표에 대해 감탄하기보다 청년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박 장관을 보고 싶다.
 
현실을 반영하지도 못하는 고용성과에 감탄하기보다는 하루하루를 힘겨워 하는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장관이 현 정부에도 한 명쯤은 있어야 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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