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1월 취업자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3만6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0년 5월 58만6000명을 이후 2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취업자 증가를 보인 것이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 1월 취업자수는 2373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3만6000명 증가해 고용률은 57.4%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1월 실업자는 85만3000명으로 전년대비 6만5000명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실업률은 3.5%로 0.3%포인트 줄었다.
이에 대해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민생활과 직결된 1월 고용지표가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말그대로 고용은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실상을 보면 먹그름이 가득하다.
◇ 기저효과에 기댄 "고용률 상승"
고용률 상승을 이끈 요인 중에 하나로 통계청은 기저효과를 꼽았다. 지난해 1월 농림어업취업자는 10만4000명이 감소했지만 올해는 3만6000명 증가했다. 즉, 지난해 1월 구제역과 한파로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했었는데 올해 1월은 날씨가 따뜻해 취업자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
아울러 1월 산업별 취업자 수는 제조업(11만4000명), 부동산 및 임대업(8000명) 등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송성헌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서비스업이 취업자 증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비스업 취업자는 보건·복지(8.6만명), 전문·과학·기술(5.9만명), 금융·보험(3.3만명) 등 전반적으로 취업자가 늘었고, 도소매업(10.4만명), 운수업(7.3만명)등 전통업종도 호조를 보였다.
문제는 제조업 취업자가 수출 증가세 둔화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그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송 과장은 "제조업 취업자 규모자체는 감소하지 않았다"면서도 "재조업 취업자는 6개월째 전년동월대비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통계청은 전망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고용이 후행지표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제조업이 발달해 있다보니 경기가 둔화될 경우 제조업 부분의 고용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구인/구직 비율을 고용의 선행지표로 삼는다면 현재 안정적인 지표를 보이기 때문에 고용이 급격히 악화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제고가 많이 쌓이고 있고 제조업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조업 가동률이 떨어지면 결국 생산량을 줄일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제조업 고용이 향후에도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태백 "두번 세번 울리는".."청년고용 호조"
박 장관은 "청년층 가운데 주 취업연령층인 25~29세 고용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실제 지표상으로 지난달 청년실업률(15~29세)은 8.0%로 전년동월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
8.0% 청년실업률의 전월비를 살펴보면 지난해 9월 6.3%를 보인 이후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청년실업률이 8%대에 오른 것은 지난해 4월(8.7%) 이후 9개월 만이다.
이에 대해 송성헌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고용률은 M자형의 패턴을 보인다"며 "우리나라가 선진국보다 농림어업비중이 높아 겨울철에는 고용률이 떨어지고, 봄이 되면 늘었다가 장마가 시작되는 여름엔 다시 고용률이 빠지지만 가을철에 고용률이 좋아지기 때문에 패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송 과장은 "이 같은 M자형 고용률 패턴이 25~29세 주 추업연령층에서도 적용된다"며 "실업률의 경우도 연초에 실업률이 높다가 점차 낮아져 다시 상승세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즉, 졸업시즌이 겹치는 1월과 2월에 높았다가 11월에 저점을 형성한다는 설명이다.
설명대로라면 11월에 저점을 찍고 오름세로 전환돼야 했지만 25~29세 실업률은 지난해 9월 5.3%를 보인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며 1월에는 6.5%를 보였다. 25~29세 실업률은 지난해 10월과 11월 5.8%, 12월 6.3%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25~29세 고용률 역시 지난해 9월 70.9% 이후 10월과 11월 70.3%, 12월 69.6%를 보이다가 1월 69.1%로 감소세가 뚜렷했다. M자형 패턴이라면 이 역시 9월 이후 증가세를 보여야 맞다.
다시 말해 기저효과가 반영되는 전년대비 증가세를 두고 청년층 고용호조를 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준협 연구위원은 비경제 활동 인구 가운데 '쉬었음'인구가 증가한 것에 주목했다. 1월 '쉬었음' 전체 증가 인구는 14만3000명인데 이 가운데 청년층은 7만8000명을 차지한다.
이 연구위원은 "너무나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학원수강, 취업준비등의 구직활동 자체를 포기한 청년층이 그만큼 늘어난 것"이라며 "경기가 나빠졌음을 반영한 수치"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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