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강용석 법적 조치 유보, 지켜볼 것"
"지난 두 달은 나와 가족들에 정말 잔인했던 시간"
"터무니없는 병역문제 제기는 정치적 암살 시도"
2012-02-23 15:29:55 2012-02-23 15:29:55
[뉴스토마토 안후중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용석 의원 등에 대한 법적 조치를 유보하고 그들이 사과에 이어 적절한 말과 행동이 따르는지를 시민들과 함께 지켜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전날 아들의 병역 의혹 검증에 이어 23일 국회에서 민주통합당 입당절차를 마친 직후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 힘들었던 입장을 다 털어놓았다.
 
박 시장은 "지난 두달은 저와 가족들이 충격을 받았고, 침울함을 느꼈던 정말 잔인한 시절이었다"며 "명색이 서울시장인데도 그런 터무니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커지고 만들어져가는 과정을 겪은 것을 보면 대한민국 사회가 이정도인가? 이것은 남의 일이 아니라 언제라도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 병역의혹이 제기됐을 때 혹시나 하고 아내와 아들에게 물어봤지만 아버지가 아들을 믿지 못하냐는 대답을 듣고선 너무나 침통하고 미안했다"며 "아들사진에 현상금을 걸고, 아들이 다니는 교회까지 쳐들어가 동영상을 찍고, 아들의 여자친구에게 시도때도 없이 전화를 걸고 하는 중에 아들은 공포에 질려 집밖을 함부로 돌아다니지도 못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또 "근거없는 의혹이 제기되는 동안 시청앞에 데모대가 몰려와 떠들어 대고, 시내 전역에 플래카드가 걸린 걸 보면서 함께 일하는 시장이 부도덕하게 느껴졌을 주변 사람들에게 부끄러웠다"며 "일부 극단적인 언론들이 무자비한 글로 몰아세우고, 공관 앞에서도 기다리고 질문은 쏟을 때는 정말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 시장은 "강 의원과 동조한 사람들, 단체, 언론사와 기자들 모두에 형사고소와 함께 민사소송을 진행해 알뜰하게 배상받을 계획"이라며 "강 의원은 사과와 함께 사퇴를 밝혔고, 의사들도 사과를 했지만 진정성을 확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소송진행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확인 질문에 박 시장은 "의혹 제기에 사용된 개인적 자료와 기록들이 어떻게 누출됐는지 반드시 밝혀야 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지만 법적조치에 대해서는 "일단 공을 그쪽으로 넘기겠다. 그 사람들이 스스로 성찰하고 반성해 정말 상식적인 사회를 만들어 볼 기회를 드리겠다. 시민들이 진실을 알았고 그들의 잘못을 응징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확인했다.
 
박 시장은 의혹해소에 이은 입당진행의 관련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지난 주 김두관지사와 함께 실무적으로 조율했지만 야권연대를 기다리며 입당을 일주일 미룬 것일 뿐"이라며 "세브란스 병원에서 어제 공개검증 전에 새벽에 명지대 병원에서도 검진을 해 따로 또 다른 확인을 해두고 싶었을 만큼 한 번에 사건이 완전히 종결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처음부터 합리적으로 제기됐던 의혹이 아닌 만큼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사실이 나와도 또 다른 문제제기가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며 "성폭력 사건에서 적극적 저항여부나 화려한 옷 착용 여부로 원인 제공을 이야기 하듯 합리적이지 않은 의혹에 대응을 하지 않은 것 조차 문제를 삼는 언론도 있는데 우쓰꽝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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