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야당 대표들의 실명을 거론한 것의 파장이 거세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선거개입"이라고 강력 반발한 데 이어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도 23일 "국회 속기록까지 찾아서 갖다 준 참모들의 정신 상태가 매우 걱정된다"고 맹비난했다.
유 대표는 이날 서울 대방동 중앙당사에서 열린 대표단 회의에서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을 정당화 하는데 뭣 때문에 지난 정부의 각료들이나 국무총리의 발언이 필요하냐"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와 자신을 언급하며 한미FTA에 대해 말을 바꿨다고 비판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대표는 "이명박 정부 마지막 1년을 앞두고 있는데 언제 참여정부의 그늘에서 벗어날지 참 안타깝고 걱정이 된다"며 "만 4년이 지나 5년차에 들었으면 거기서 벗어날 때도 됐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일국의 대통령은 시사평론가가 아니다"며 "어제의 그 말씀은 타인의 발언의 텍스트를 찾아서 전후맥락을 모두 무시한 채 말이 달라진 점을 꼬집으면서 일관성 결여를 타박하는 아주 까칠한 시사평론가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일은 시정의 말과 글로 밥먹고 사는 사람들께 맡겨두시라"면서 "이 대통령께서는 자기가 펴는 정책이 진짜로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고민하는데 좀 더 시간을 많이 쓰셨으면 하는 조언을 드린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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