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값 올라도 소비 최고치..값에 둔감해진 탓?
전국휘발유값 2003.99원..급등세 지속
2012-02-28 18:13:19 2012-02-28 18:13:36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기름값 상승세가 무섭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이 리터(ℓ)당 2000원선을 훌쩍 넘으면서 상승세를 멈출 줄 모르고 있다. 하지만, 기름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서민들의 부담이 더욱 늘어나는 상황에서 휘발유 소비량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휘발유 강세에도 휘발유 소비량이 더 늘어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올해 1월 휘발유 내수 판매량은 582만3000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 541만2000배럴보다 7.59% 늘었다. 1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로 지난 1997년 1월 기록했던 574만2000배럴을 넘어선 수준이다.
  
특히, 고유가를 유지했던 지난해 전체 휘발유 소비량은 6957만 배럴로 1997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소비량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자동차 이용자들이 기름값 상승세에 적응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휘발유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오름세와 내림세를 계속하면서, 가격탄력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자동차 이용자들도 가격에 대한 인식을 잘 하지 못하게 된 요인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작년 자동차 소비지출이 꾸준히 늘어난 것도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연간 월평균 가계소득과 소비지출은 각각 384만2000원·239만3000원으로 전년보다 4.6% 증가했다. 이 중 2010년과 비교해 식료품·음료(술 제외)와 교통 부문의 소비만 늘었다.
 
교통 부문 가운데 자동차 구입이 특히 눈에 띈다. 지난해 자동차 구입은 16.1%나 증가했다.
  
하지만, 휘발유와 달리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석유 제품은 판매량이 줄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경유가 전년 대비 0.51% 감소했고, 등유와 LPG 판매량은 더 크게 줄었다.
 
이처럼 국내 기름값 강세 속에서 휘발유 소비는 늘고, 그 외 경유·등유·LPG 소비는 줄었던 것이다. 국내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소비자 부담이 커지면서 당장 유류세 인하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에도 휘발유값은 사상 최고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
 
오피넷에 따르면 오후 5시 기준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보통휘발유는 ℓ당 2003.99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사상 처음으로 판매 가격이 2000원을 돌파한 이후 이틀째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
 
서울지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무려 4.24원 상승한 2083.76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휘발유값이 급등하는 것은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23일(현지시간) 3년6개월 만에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선 뒤 4일 연속 상승하며 122.56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우리는 국제 원유 수입의 8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 휘발유값이 중동 정세에 바로 영향을 받는 상황이다. 지난달 6일 이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올랐다.
 
업계는 전국 휘발유값 2000원대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국내 기름 값도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핵개발을 둘러싼 이란과 미국의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시리아 등 중동 지역 전반의 긴장감도 높아져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휘발유 가격 급등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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