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4.11 총선 공천을 둘러싼 여야의 내홍이 심각함을 넘어섰다.
새누리당은 비대위의 축이었던 김종인 위원이 28일 공개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히며 박근혜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웠다. “미리 각본을 정해 놨다”는 강도 높은 그의 질타는 결국 “쇄신은 무슨”이라는 조소로 귀결됐다.
일부에선 김 위원이 이날 오후 박 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는 얘기마저 흘러나왔다.
이상돈 위원도 “비대위가 우스워진 게 아니라 당이 우스워졌다”며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물 비대위로 전락한 이상 쇄신의 희망을 가질 수 없다는 짙은 회의가 내포돼 있다.
박 위원장은 일단 언급을 피한 채 29일 충청 지역으로 두 번째 민생투어에 나선다. 당 쇄신의 상징이었던 비대위의 격한 반발이 그의 발걸음을 한층 무겁게 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역시 공천 불길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새누리당보다 못하다는 지적마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재심 청구만 40여건을 넘어선 가운데 중앙당사는 이미 농성장으로 변했다. 현역의원 물갈이 0%라는 현재 성적표는 도로 열린우리당, 통합의 실종, 기득권의 득세 등 갖은 조어를 쏟아내며 비판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1.15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국민참여경선은 조직동원 논란 끝에 자살 사태까지 빚는 애물단지가 됐다.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마저 진통을 겪으면서 ‘장미빛 전망에 취하다 절망을 맞이할 수 있다’는 비관론마저 고개를 들었다.
29일 오전 발표될 3차 공천 결과에 따라 내홍은 걷잡을 수 없는 불길로 번질 수 있다. 민주당은 이날 수도권 경합지 30곳과 호남 일부를 포함한 공천심사 결과를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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