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앵커 : 다음달 11일로 다가온 총선과 올해 대선을 맞아 유명 정치인들과 연관이 있다는 루머를 퍼뜨린 뒤 이득을 챙긴 이른바 정치 테마주 주가조작 세력이 적발됐습니다. 금융당국은 이들을 검찰에 고발 또는 통보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대해 증권부 송종호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 정치인테마주에 대한 주가조작세력, 다시말해 작전세력 실체가 드러났어요. 무엇보다 어떤 종목들이었는지가 궁금하군요.
기자 : 말씀하신대로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주가조작세력, 즉 작전세력의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오늘 증권선물위원회는 임시회의를 열고 안철수 연구소와 바른손 등 서른한개 테마주 종목의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관련자 일곱명을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급등세를 보인 이들 정치인 테마주에 대해 금융당국이 '테마주 단속반' 설치 등 대응방안을 발표한 후 관련 혐의를 적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늘 오전 발표한 금융당국의 발표를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앵커 :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 행위라는 당국자 말을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 네. 적발된 내용을 보면 '상한가 굳히기' 수법을 이용한 단기 시세조종이 두 건, 투자한 상장법인에 대한 근거없는 풍문을 유포한 부정거래가 한건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상한가 굳히기 수법’이라는게 신종주가 조종수법인데, 실제 적발된 사례를 보면 천억원대 자산가인 전직 증권회사 직원이 40대 김모 씨 등 3명은 안철수 연구소 등 주가 급등이 예상되는 30개 종목들을 선정합니다. 그리고 전체 매도물량의 최대 20배에 달하는 상한가 매수 주문을 최대 110억원 규모로 내는 방법으로 다른 투자자들을 유인했다는 것이죠.
다른 투자자들의 추종 매매로 주가가 오르면 보유 주식을 되파는 수법으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모두 400회에 걸쳐 54억원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금융당국은 판단했습니다.
이처럼 '상한가 굳히기'수법을 통해 이들이 동원한 매수자금의 총 규모는 2천6백억 원에 달합니다.
앵커 : 1천억원대 자산가들 장난질에 개미투자자들만 손해를 보게 된거로군요. 해당 기업이 유력대선주자와 친인척 관계에 있다거나 M&A를 한다는 식의 루머도 나돌았죠.
기자 : 맞습니다. 솔고 바이오 등 일부 회사에 대해 근거 없는 M&A 소문을 퍼뜨려 시세를 올린 뒤 차익을 챙긴 4명도 이번에 함께 적발됐습니다. 친분관계와 M&A등에 대한 근거 없는 풍문을 유포해 713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이들에 대해 증선위는 검찰에 통보조치했습니다.
앵커: 오늘 장이 시작되기 전에 금융당국이 발표를 했으니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 같은데, 오늘 해당 기업들의 주가는 어땠습니까?
기자 : 금융당국의 발표에 해당기업의 주가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과 우려가 교체했지만 정치테마주는 오늘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오늘 보령메디앙스는 2.85%, EG 0.55%, 아가방컴퍼니 2.94%, 바른손 역시 4.72% 상승했고, 솔고바이오도 0.76% 상승해 1325원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8만2100원으로 전날 종가 대비 0.24%하락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이상 급등을 일으킨 바 있는 이들 기업 주가가 금융당국의 조사 발표로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돼 상승세를 보였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선거철을 맞으면 항상 발생했던 정치테마주인데. 금융당국이 미리 대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군요. 이번에도 긴급조치권을 동원할 것으로 이야기 하더니 한발 물러난 모양새지 않나요.
기자 : 매번 선거때면 정치테마주로 분류된 기업의 증시는 롤러코스트를 타왔습니다. 그런데도 금융당국이 이번에도 선제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은 말씀하신 것처럼 아쉬운 대목입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정식 절차를 밟아 조사결과를 발표하면 이달 말에나 가능할텐데.임시 증선위를 통해 20여일 앞당겨 발표한 것은 긴급조치권에 준하는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금감원 관계자는 "다음달 8일로 정해져 있는 '테마주 단속반' 활동 시한까지 가능한 테마주 조사를 빠르게 처리할 것"이라며 "현재 조사하고 있는 그룹이 더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의 발언은 테마주와 관련한 주가조작세력이 더 있을 뿐 아니라 그 규모도 더 크다는 것을 시사해 투자자들이 테마주 매매시 각별한 유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송기자 수고했습니다.
기자 : 감사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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