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 이번에는 비례대표 부정선거 의혹
노항래 남성 2위했지만 8번 아니라 10번으로
2012-03-21 16:25:59 2012-03-21 16:35:23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합진보당은 21일 19대 총선에 나설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 그런데 후보자들의 순위를 결정하기 위해 진행했던 당원투표가 부정선거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날 비례대표 10번으로 배정된 노항래 정책위의장은 당 공식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려 "제가 순위 변경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노 의장은 "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대로 저는 선관위 잠정 집계 남성부문 2위, 비례순위 8번이었다"며 "남성 3위 후보와 25표 차. 이것을 변경할 다른 집계 기준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적법하지 않은 투표결과를 배척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그럼에도 제가 순위변경을 수용했다. 제가 수용하지 않으면 투표결과를 발표할 수 없고, 당이 초라해지는 것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아울러 "통합진보당의 첫 당원투표에서 저는 '현장'이라는 구실 속에서 이루어지는 적지 않은 부정행위를 보았다"며 "이러저런 '당 운영상의 편의'를 말하나, 이것은 용납되지 않아야 할 범죄행위"라고 투표기간에 부정이 개입됐음을 지적했다.
 
노 의장은 "8번에서 10번으로 가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며 "여러 불합리한 행위들의 결과임을 확인했음에도 1번에서 9번으로 가는 것을 받아들인 오옥만 후보도 있다. 모두 당을 위한 수용이고 승복"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제 총선승리를 위해 신발끈을 조이자"며 "당직자로서, 그리고 비례후보로서 저도 그렇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노 의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선 "총선을 목전에 둔 중요한 상황에서 저의 양보로 일이 조금이나마 해결된다면 일단은 그것으로 된 일"이라면서도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통합진보당은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당원직선 비례후보는 경쟁으로, 개방형 비례후보와 청년 비례후보는 찬반으로 하는 선거를 실시한 바 있다.
 
그런데 당초 18일 밤 나올 것으로 공고했던 투표결과의 공개가 3일이나 늦춰지면서 특정후보의 당성권 배치를 위한 부정이 자행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불만을 제기하는 쪽에선 온라인 투표 시스템이 대리투표의 가능성을 우려했다. 현장투표에선 참관인이 없는 등의 납득하기 힘든 정황들이 문제가 됐다.
 
개표 직후 오옥만 후보가 여성명부 1위를 차지해 전체 1번에 배정된 것으로 일부 매체에 보도된 해프닝도 이같은 논란을 뒷받침한다.
 
한편 통합진보당의 한 관계자는 "대표단에서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며 "비례대표 후보 순번 확정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부분들은 진상조사단을 꾸려 철저히 규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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