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포드 퓨전 하이브리드', 단 두대만 팔린 이유 있었다
40km 이하에서만 하이브리드 작동..내장·편의사양은 '최악'
2012-03-25 12:00:00 2012-03-25 12:00:00
[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미국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인식은 ‘기름 많이 먹고 덩치만 큰 차’에 가깝다. 큰 덩치를 선호하는 소비자도 있겠지만 요즘 같이 휘발유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시기에 저연비는 쉽사리 용서가 안된다. 이런 편견을 깨고자 포드코리아가 지난 2월 들여온 차가 ‘포드 퓨전 하이브리드’다.
 
◇전기차 특유의 조용함
 
포드 만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설명하기 위해 지난 22일 방한한 포드 미국 본사의 그렉 스콧 마케팅 매니저는 “실제 연비가 매우 우수한 차”라며 “포드만이 갖고 있는 하이브리드 기술과 특허도 여럿 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포드 퓨전 하이브리드의 경우 “실연비와 공인연비(리터당 16.7㎞) 간 차이가 10%에 불과하고 도요타의 뉴 캠리보다 우수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직접 시승차를 몰고 시내로 나가봤다.
 
출발 시 하이브리드 전기모터로만 작동하기 때문에 소음이 없다. 시동이 걸렸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숙했다.
 
시속 76km까지 전기 모터로 움직일 수 있다고 했지만 시속 40km를 넘기면서 가솔린 모터가 개입했다. 시승차임에도 불구, 가솔린 엔진음과 진동이 꽤 크게 느껴졌다.
 
40km를 넘지 않으면서 최대 연비를 내려 했지만 서울 시내에서 이 속도로 계속 운전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답답하다는 듯이 뒤에서 택시들이 끼어들었고 교차로를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40km 이상의 속도가 필요했다.
 
중간에 에어컨을 2~3분 정도 틀었는데 충전된 전기가 바닥나버렸다. 최종 연비는 100km를 가는데 약 8리터의 기름, 즉 리터당 12.5km 정도가 나왔다. 이 정도면 상당히 괜찮은 연비라고 칭찬하고 싶지만 최대한 전기모터를 활용해 천천히 가야 나오는 연비다. 평소 운전 습관이 급한 사람이라면 하이브리드 모터의 장점을 활용할 수 없다.
 
실제 미국의 공인연비와 한국내 공인연비가 다른 점도 설명돼야 할 부분이다. 포드 관계자는 “한국의 국토해양부 공인연비 측정 방식이 달라서 그렇다”고 말했지만 어떤 부분이 다른 지 명쾌하게 말하지  못했다.
 
◇내장, 좀 어떻게 안될까?
 
의외로 이 차의 가장 치명적 단점은 내장에 있다.
 
◇ 포드 퓨전 하이브리드의 센터페시아. 편의장치는 이게 전부다.
 
전혀 고급스럽지 않다. 플라스틱으로 치장된 내부 소재 중 일부는 사출이 제대로 되지 않아 울퉁불퉁했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웬만한 국산 중형차에 있는 편의장치 조차 찾을 수 없었다. 오랜 만에 본 사이드 브레이크 때문인지 몰라도 내장은 90년대 나온 국산 소나타 수준이었다. 독일차, 일본차의 내장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을 사로잡기에는 한참 부족해보였다. 
 
앞좌석은 운전자를 감싸주기에 부족한 구조였다. 뒷좌석도 평평히 설계돼 편안한 쿠션감은 기대할 수 없는 구조였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내비게이션에 지니 맵이 탑재된 정도다.
 
차값은 4290만원에 달한다. 지난 2월 출시돼 두 대가 팔렸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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