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세진기자]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차남인 고 이창희 전 새한그룹 회장 부인 이영자씨 측은 29일 "둘째 며느리인 최선희씨의 유산소송 취하를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자씨와 그의 장남 이재관 부회장 등은 이날 법정 대리인인 이찬희 변호사를 통해 "최선희씨 측이 제기한 소송은 이창희 회장 유족과는 무관한 독자적인 소송"이라며 "최씨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최선희씨는 이창희 회장의 차남인 고 이재찬씨의 부인으로, 전날 자녀들과 함께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을 상대로 1000억원대 주식인도 등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이병철 회장의 차남 일가가 모두 소송전에 뛰어든 것처럼 보일 것을 우려한 이영자씨와 이재관 부회장이 자신들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찬희 변호사는 "선대 이병철 회장님의 유산 문제는 과거에 이미 다 정리된 것"이라며 "(이재관 부회장 측이) 가족회의를 통해 향후에도 소송에 참여할 뜻이 전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못 박았다.
그는 또 "가족 전체 의사와 다른 최선희씨 본인의 독자 소송인 만큼, 가족회의를 통해 (최선희씨 측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혀, 시어머니인 이영자씨가 최선희씨에게 소 취하를 권유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두 사람은 최근까지 어느 정도의 관계를 유지해왔고, 전날 최선희씨 측이 소송을 제기한 뒤에도 따로 만남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이재관 부회장 측이 최근 여러 경로를 통해 '화우를 만나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는 것이다. 즉, 삼성가(家) 소송에 참여해줄 것을 권유받은 셈이다.
이 변호사는 "화우를 알고 이재관 부회장을 알고계신 분들이 '화우의 차동언 변호사가 만나고 싶어한다'는 말을 이 부회장에게 전했으나, 본인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거절했다"고 전했다.
화우의 이같은 행보는 이른바 '기획소송'으로, 이건희 회장에게 맨 처음 상속재산을 요구한 맏형 이맹희씨를 비롯, 둘째 누이인 이숙희씨 등의 소송 명분을 쌓고 세를 불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찬희 변호사도 "이런 소송을 제기할 때는 한 번에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편한데, 굳이 여러 건의 소송을 제기한 뒤 병합하는 것은 지속적으로 이슈를 제기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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