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유료방송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KT의 OTS(Olleh TV SkyLife) 상품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계철, 이하 방통위)가 과징금 5억 7800만 원을 부과하기로 29일 결정했다.
해당과징금은 KT의 관련매출액을 기준으로 액수를 정한 것인데,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의 이용약관 위반 가운데 “매우 중대”한 사례라고 이번 건을 판단했다.
이로써 지난 6월 종합유선방송사업자(케이블SO)의 신고와 제소로 불거진 ‘OTS 논란’은 행정부의 제재로 일차적 매듭이 지어졌다.
◇방통위 “OTS는 이용자 이익 침해 우려”
OTS는 KT의 IPTV와 위성방송을 한 데 묶고 가격을 낮춘 이른바 결합상품이다.
방통위는 이 상품에 대해 전기통신사업이 정한 금지행위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KT가 “이용약관이 정한 절차를 위반해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이용약관과 다르게 OTS 상품의 가입신청을 제한”함으로써, “이용자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어 시정조치가 불가피다는 설명이다.
방통위의 결정은 KT의 마케팅이 절차상 문제가 있어 ‘위법 우려’가 있다는 데 초점을 뒀을 뿐, 결합상품 자체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는 사실상 판단을 보류한 셈이다.
◇“이용자가 반기는 상품인데” vs “방송플랫폼 두 개나 갖는 게 말이 되나”
때문에 일각에서는 방통위의 이번 결정에 대해 ‘핵심을 건드리지 못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방송과 통신을 결합한 다양한 상품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수밖에 없는 미디어 환경에서 이 문제가 당초 유료방송시장에서 가입자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케이블SO의 문제 제기로 불거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업자간 공정경쟁과 이용자 이익을 적절히 반영한 시금석이 될 판단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29일 전체회의에서 “사업자간 전투가 벌어지고 있지만 OTS에 대해 이용자 불만이 발생했느냐”며 “이용자가 좋아하는 서비스인데 이용자 이익 침해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유료방송시장에 경쟁이 불붙은 상황에서 케이블방송은 구태의연한 방식을 고수하다 결합상품에 얻어맞고 KT의 뒷다리 잡고 있는 게 이 문제의 본질”이라며 “융합환경의 대표적 상품이 OTS고 상을 줘도 모자랄 판에 케이블방송이 발목잡기 하는 것에 정부가 끌려다니는 건 찜찜하다”고 밝혔다.
김충식 상임위원은 “이 사건은 케이블방송이 KT라는 거대몸집을 이용한 약탈적 상품 때문에 ‘못 살겠다’ 나선 게 본질인데 (방통위의 판단은) 본질적 문제에 소홀하지 않았는가”라면서 “결합상품은 끊임없이 나올 것이고 업계 이해분규는 계속해서 방통위에 밀려올 것이기 때문에 깃털 대신 몸통을 정확히 파헤쳤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사전 예방하는 차원의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합상품을 규제할 마땅한 법이 현재로선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용섭 상임위원은 “공정한 경쟁이 되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방송사하고 통신사하고 자금력에 있어 게임이 안 된다”면서 “진짜 공정한 경쟁이 되도록 거대통신사의 약탈적 행위는 철저히 조사해야 하지만 통신과 방송이 묶인 것에 대한 검증을 담고 있는 법이 현재로선 없다는 맹점 있다”고 밝혔다.
홍성규 부위원장은 “KBS를 제외하고 두 개의 방송 플랫폼 갖고 있는 경우는 OTS가 유일하다”며 “이용자들이야 가급적 싼 요금제를 좋아하겠지만 사업자가 수익성을 좇다보면 콘텐츠 질 저하를 가져올 우려가 있다”며 “플랫폼 경쟁 대신 콘텐츠 경쟁으로 가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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