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4.11 총선을 이틀 앞둔 9일에도 새누리당은 과거 막말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용민(서울 노원갑)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폄하발언' 하나로 선거를 치른 바 있듯이, 이번 총선에서는 김 후보 문제로 총선에서 끝장을 볼 태세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도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차량유세에서 "지금 야당의 한 후보가 여성, 노인, 그리고 특정종교에 대해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을 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공세에 한명숙 대표는 결국 지난 7일 "당은 김용민 후보에게 사퇴를 권고했으나, 김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심판받겠다는 입장"이라며 "거듭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내기도 했다.
그런데 김 후보는 '나는 꼼수다'를 함께 진행한 정봉주 전 의원이 BBK 사태로 수감되면서 출마가 불발되자 민주당이 공을 들여 영입한 인물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민주당은 지난달 14일 지역구 세습 논란과, 노원갑에 출마를 준비하던 당원들의 반발에도 아랑곳 않고 국회에서 대대적 세리모니와 함께 김 후보를 전략공천한 바 있다.
'나꼼수' 팬들과 트위터리안들을 중심으로, 한 대표와 민주당이 정작 김 후보가 곤란에 처하자 '꿀먹은 벙어리가 됐다'는 섭섭함이 감지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반면에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김 후보 사태가 불거진 이튿날 4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용민 후보 예전 발언이 문제로군요"라며 "진보인사도 여성인권의식이 낮을 수 있지만, 문제를 바로보고 스스로를 바꾼다면, 점잖은 새누리당 후보에 비할 수 없이 낫다고 봅니다. 저는 김용민을 신뢰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적극 옹호에 나섰다.
새누리당이 즉각 이 대표를 규탄하는 성명을 냈지만, 야권연대 경선에서 문자메시지 파동으로 본선 등록을 포기한 그이기에, 사퇴 압력을 받던 김 후보로서는 큰 힘이 아닐 수 없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도 최근 복수의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김 후보와 관련해 "새누리당과 이명박 정권이 저지른 공적인 범죄나 악행과 김 후보 개인의 거친 말들을 동렬에 세워놓고 'MB심판이냐, 김용민 심판이냐'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취지로 말해 힘을 보탰다.
유 대표는 김 후보를 공격하는 여당을 향해 "박근혜씨와 새누리당이 완전히 억지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나꼼수' 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주진우 '시사IN' 기자도 8일 서울 시청광장에 '삼두노출'이라는 제목으로 대번개를 개최해 투표를 독려하며 김 후보를 응원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선거운동도 며칠간 중단하고 거취를 고민하던 김 후보는 9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퇴보다는 완주하는 것이 정권을 심판하는 길이라며 유권자의 심판을 받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총선이 끝나면 김 후보의 막말 논란에 대한 각 정당과 정치인들의 입장도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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