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이팔성
우리금융(053000)그룹 회장이 또 다시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주가가 바닥을 치고 있어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다.
10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9일 1주당 1만2180원에 우리금융 주식 2500주를 매입했다. 올 들어서만 두번째다. 이 회장의 자사주는 6만8500주로 늘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이 회장이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강한 믿음을 표현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단순한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보기에는 시기가 너무 묘하다는 것.
실제로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 지분 56.97%의 매각 절차를 총선 이후에 재개해 연내 민영화를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했다.
예금보험공사도 우리금융지주 매각 회계자문사로 삼일회계법인을 협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우리금융 관계자는 "책임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 표명 차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금융의 저평가 상태와 자산 건전성 개선세가 조명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주가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재무분석사(CFA) 역시 "이 회장의 주식 매수는 주가가 바닥권이라는 시그널임은 맞지만
KB금융(105560)과 합병은 현실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각을 하기에는 실질적인 자본 여력을 가진 국내 지주가 없어 합병 밖에는 방안이 없다"며 "교부금 형식의 합병을 한다면 예보에게 지급해야 하는 자금, 합병에 반대하는 소액주주에 대한 매수 청구권 자금 등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렇게 되면 대등 합병이 마지막 방안이 될 수 있는데 KB금융지주나
신한지주(055550)가 응할리 없다"며 "독과점 문제와 인력 구조조정 문제에 따른 노조 마찰 등 우려도 많다"고 말했다.
때문에 우리금융 민영화가 연내에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 민영화는 빨리 하면 할수록 좋지만 원칙을 훼손하면서까지 급박하게 서둘러야 한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 봐야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매각 대금 극대화, 금융시장 안정 등 2가지 큰 원칙을 훼손하면서 무리하게 추진하기에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소위 등 견제 장치가 많다"며 "정부 소유라는 것은 국민의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민의도 크게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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