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지연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불공정 하도급거래 관행이 심각한 것으로 판단하고 1종류뿐인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세분화하고 불공정행위를 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소프트웨어 산업의 시장규모는 26조6000억원 가량으로 국내총생산의 2.1%를 차지하고 있지만 불공정 관행은 다른 산업 못지 않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상당수 소프트웨어 계약의 경우 계약서를 사전에 작성하지 않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선개발 후계약 관행으로 과제가 자주 변경되면서 하위 하도급 사업자의 사전개발비 부담 등이 가중돼 왔다.
실제로 최근 A백화점의 홈페이지 및 업무시스템 구축작업에 참여한 시스템개발업체 C사의 경우 계약서 없이 일을 시작하면서, 홈페이지 디자인과 메뉴를 수시로 바꿔달라는 A백화점의 요구에 시달리며 밤샘근무까지 해야했다.
이외에도 유상의 유지보수를 무상의 하자보수로 처리해 중소하도급업체가 그 부담을 떠안거나, 발주자나 원사업자가 일방적으로 검사방법이나 기준을 정하고 계약서에서조차 방법이나 기준이 명시되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 대해 장기간의 거래약속과 함께 유지보수 등을 이유로 소스코드(컴퓨터 프로그램에서 일종의 설계도) 등 핵심적인 기술을 요구해 기술유출의 소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한 종류뿐인 현행 표준하도급 계약서를 계약서의 구체성과 완결성 제고를 위해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역무(IT서비스 분야, 패키지SW분야)와 작업성격에 따라 세분화하고 서면계약문화 정착을 유도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초조사를 통해 법위반 사실이 인지된 업체 등을 대상으로 4~5월 중 하도급계약 전반에 대한 실태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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