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품질주의를 강조하며 글로벌 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최근 '오찬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이 회장은 17일 중공업, 물산, 엔지니어링, 테크윈 등 중·건설 계열사 사장단과 오찬을 함께 했다.
이 회장은 각 사로부터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한 보고를 청취한 뒤 “국내에 안주하지 말고 글로벌 기업으로 커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최고의 인재는 최고의 대우를 해서 과감하게 데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전·에너지 관련 기술은 무엇보다 품질과 안전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면서 “삼성이 만든 제품은 안전하다, 20~30년을 가도 문제 없다는 그런 평판을 얻도록 하는 게 나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 과정에서 방산제품 품질 불량 사건을 언급하며 “이런 불량이 삼성에서 나왔다는 게 정말 안타깝고 부끄럽다”며 “품질 불량은 근원부터 차단해야 한다. 그래도 결과가 잘못되면 (관련 책임자들을)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용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팀장(부사장)은 “순간 질책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룹내 중·건설 계열사들은 각 사가 갖고 있는 핵심 역량을 키워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복안을 내놨다. 발전 플랜트 건설과 이에 필요한 핵심장비 제조, 해양 에너지를 비롯한 자원 개발, 이송, 정제 등을 집중 육성키로 했다.
이를 위해 물산은 시공능력을, 엔지니어링은 설계와 프로젝트 통합관리, 해외 플랜트 수주 역량을, 테크윈은 발전 플랜트에 소요되는 압축기, 터빈 등 주요장비 제조 기술을 조속히 키우기로 했다.
또 해양 플랜트 시장에 대해선 중공업이 갖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과 엔지니어링의 육상 플랜트 역량을 결합해 진출할 계획이다.
한편 이인용 팀장은 이날 오전 있었던 이 회장의 발언에 대해 “중간에 적당하게 타협하는 일은 없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회장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법정 소송으로까지 이어진 유산 분쟁 관련해 “선대 회장 때 다 분재(分財)됐다”며 “삼성이 너무 크다 보니 (돈)욕심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푼도 내줄 생각이 없다”면서 “그쪽이 소송하면 끝까지 고소해서 대법원이 아니라 헌법재판소라도 갈 것”이라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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