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우리 사회가 ‘한류’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열린 ‘문화와 한국경제, 그리고 한류’ 토론회에서 이참 관광공사사장은 “한국 사회는 외국 사람들이 한국 노래를 따라 하고 춤을 추는 모습에 들떠있지만, 한류가 세계 속에서 아주 미미한 현상이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사장은 “한류가 경제적으로 큰 결과를 얻은 곳은 세계에서 일본 뿐이다”며 “우리는 프랑스에서 K팝 청취자가 40만명이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프랑스에서 레이디 가가 노래 청취자는 5000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한국 사회가 한류를 보고, 한국적인 감성이 해외에서 인정 받았다는 착각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K팝을 좋아하는 외국인들은 한국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K팝이 가진 글로벌 트랜드인 예쁘고 재미있는 요소를 좋아하는 것이다"며 “한류는 한국적인 면이 아니라 글로벌 요소를 발전시켜야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류를 키우려는 정부의 태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한국 정부는 IT산업을 육성시켰던 것처럼, 문화를 산업으로 보고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며 “기존의 태도를 버리고, 한국인의 창의성을 살리는데 국력을 집중해야 문화 강대국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류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송승환 뮤지컬협회 이사장은 “현재 입시 중심 교육 등 한국 교육 시스템 안에서 한류를 이어갈 수 있는 창의적인 인재가 나오기를 기대할 수 없다”며 “교육 시스템 개선과 인재를 찾아낼 수 있는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그 동안 한국은 정부, 기업 등 단체가 사회를 발전시켜왔지만, 예술에서는 개인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한국은 시스템과 조직을 통해 창의적인 개인을 만들려고 하지만 불가능하며, 창의적인 개인이 자라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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