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장애인의 날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보여주기식 반짝 관심이거나 오히려 역차별로 밖에 안느껴지네요."
지난 20일 '제32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서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박원순 서울 시장, 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 등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장애인 관련 행사를 가졌다.
몸이 불편하다는 '차이'를 오히려 국가가 나서서 '차별'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장애인을 향한 특별한 관심과 배려가 일부 장애인 들에게는 오히려 더 큰 상처가 되고 있다.
장애인의 날이 재정된 이래 지난 30여 년 동안 장애인 복지 분야가 개선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 구제 등에 관한 법률 재정으로 인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일부 해소하는 장치를 마련한 것은 괄목할 만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은 험난하기만 하다. 지금도 음식점이나 공중목욕탕에 휠체어를 가지고 가면 입장을 거부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특히, 능력 여부와 상관없이 직업 선택에 있어서 극히 제한을 받아 여러 장애인들이 기초 생활조차 어려운 저소득 상태에서 매일을 살아가고 있다.
정부가 이 같은 차별을 시정하기 위해 일반업은 2%, 공기업은 3%를 장애인으로 의무고용하도록 지정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직원 수 1000명 이상 중견기업과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1.78%에 그쳐 법정 의무 고용률을 크게 밑돌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장애 인구는 약 250만 명인데 이 중 장애인 근로자는 전체 상용 근로자의 1.9%에 불과한 실정이다.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정부가 관련 정책을 내놓고 기업들도 이에 동조하면서 장애인들의 생활 여건이 개선되는 면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책을 위한 정책을 벗어나 실제 장애인들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해 그들이 진짜 '간지러운 곳'을 해소해주는 혜안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서 매년 4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여기저기서 떠들썩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한들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은 두 번 말해 입 아프다. '장애인 인권 후진국'이라는 비판에 당당해지는 날이 오길 바란다.
뉴스토마토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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