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서울 청계광장에 4년 만에 다시 촛불이 불을 밝힌다. 역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집회다.
특히 2일은 지난 2008년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광우병 촛불집회가 열린 지 4주년이 되는 날이어서 '제2의 촛불정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정부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에서의 광우병 발생에 따른 이번 촛불집회는 향후 여론과 정국 향배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광우병위험감시국민행동과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광우병감시전문가자문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과 수입 조건 재협상을 촉구하기 위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범국민 촛불집회'를 연다.
이는 지난 2008년 5월 2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시작된 대규모 촛불집회 이후 정확히 4년만에 재개되는 촛불집회다.
광우병위험감시국민행동 등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2008년 광우병 발생시 수입을 중단하고 전수조사를 시행하겠다고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유통을 즉각 중단하고 검역중단 조치조차 못하는 원인인 미국과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재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2008년 6월 광우병 발생 시 수입을 중단한다는 광고까지 하고도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국민 건강과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한다면 광우병 발생에 대한 공식 결과가 있기 전까지는 미국산 쇠고기 검역 및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25일 광우병이 발병한 미국산 쇠고기의 검역중단ㆍ수입중단 요구는 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여·야 정치권, 보수단체들까지도 목소리가 거세다.
보수단체인 선진화개혁추진회의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국민이 정부를 불신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여야도 지난 1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산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에 대한 검역 중단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러나 정부는 검역 강화로 충분하다는 기존입장을 고수하며 검역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할 의사가 없음을 거듭 확인했다.
서규옹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농식품위에서 검역중단 내지 수입중단 요구에 대해 "전혀 문제가 없는데 그짓(검역중단)을 왜 하느냐"며 "미국에서 쇠고기를 수입하는 117개 국가 가운데 수입을 중단한 나라는 하나도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청와대도 1일 "검역 강화 이외의 추가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제2의 촛불정국'으로 이어질 수 있는 오늘 저녁의 촛불집회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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