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당권파 이러는 것 당 해치게 할 수도"
통합진보, 당권파 전횡에 운영위 전자회의로
2012-05-05 18:16:01 2012-05-05 19:35:28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합진보당 계파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난 4일 전국운영위원회를 열고 비례대표 부정선거 수습책을 의논했지만, 당권파를 지지하는 참관 당원들의 물리적 방해로 5일 현장 회의를 끝내 포기했다.
 
결국 이정희 공동대표의 의장직 사퇴로 임시 의장의 역할을 맡은 유시민 공동대표는 이날 밤 안으로 전자회의 형식의 운영위원회를 속개해 ▲경쟁명부 비례당선자 및 공동대표단 총사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관련자 당기위 회부 등의 쇄신안을 논의키로 했다.
 
통합진보당은 회의가 투표시스템이 완성되는대로 시작될 예정이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보도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다.
 
이정희 대표가 회의장을 떠난 뒤 두차례나 당권파의 전횡으로 운영위가 무산돼 착찹한 표정으로 기자들을 만난 유시민 공동대표는 "그분들이나 우리나 당을 사랑하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애써 웃었다.
 
그러나 그는 "이러는 것은 당을 해치게 할 수도 있다"며 "대화가 안 된다.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게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다. 여기 계신 당원 여러분들께서는 단순한 의사표시가 아니라 물리적으로 회의를 막으려는 것 같다. 저희 내부에서 승강이가 계속 생기면 국민들께 안 좋은 모습으로 보일 것 같다. 각자가 당을 사랑하는 모습이지만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유 대표는 이어 "지금 운영위원회의가 정회 상태"라며 "전자회의로 속개하겠다. 중앙위로 위한 안건 공개가 일주일 전까지라 오늘 내로 완료돼야 한다. 중앙당에 전자회의시스템이 있는데 가동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운영위원들만 들어갈 수 있는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서, 거기서 명확히 의사표시를 교환하고 의사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카페가 만들어지는대로 운영위원분들께서 카페에 방문하는 방법으로 운영위원회에서 남은 안건을 의결할 것"이라며 "마음을 모아 국민여러분의 눈높이에 맞게 지난 밤이 다 새도록 회의를 진행했다. 민주주의가 이렇게 힘이 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통합진보당은 당의 명운이 갈린 비례경선 부정 사태를 놓고 전국운영위를 개최했지만 당권파의 전횡과 이정희 공동대표의 상식 밖 의사진행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일각에서는 경기동부연합의 몸통 이석기 당선인을 지키기 위한 당권파의 어긋난 마음이 사태의 악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하는 가운데, 비교적 비당권파의 목소리가 큰 전국운영위 무력화를 위해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진상조사위를 공격한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것은 이정희 대표가 시간을 끌다 의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것이, 비당권파의 주장대로 전국운영위에서 이석기 당선인의 사퇴를 결의한다면 그것에 불복할 명분이라는 소리다.
 
정치권에선 당권파가 자신들의 숫자가 훨씬 많은 중앙위원회나 당원총투표 같은 방법을 통해서만 비례대표 사퇴 문제를 결의할 수 있다고 버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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