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이 차명계좌를 가지고 있다고 공개 발언해 노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등으로 고발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9일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피고발인 신분으로 오후 1시53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그는 청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전직 경찰 총수로서 검찰에 출석한 심경을 묻는 취재진에게 "(검찰 조사에 앞서)여러가지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차명 계좌에 대한 증거를 가져왔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그것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 전 청장은 이어 "부적절한 발언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님이나 유족들에게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힌 뒤 조사실로 들어갔다.
검찰은 조 전 청장을 상대로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에 대한 발언을 한 경위와 근거, 명예훼손에 대한 고의성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조 전 청장은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0년 3월 경찰간부들을 상대로 한 내부 워크숍에서 "(노 전 대통령이)뭐 때문에 뛰어내렸습니까? 뛰어버린 바로 전날 계좌가 발견됐지 않습니까? 차명계좌가"라고 발언해 노 전 대통령의 유족 등으로부터 같은 해 8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했다.
검찰은 조 전 청장이 현직 경찰청장이라는 신분임을 감안해 지난해 4월 서면조사를 하는 데 그쳤으나 최근 조 전 청장이 현직에서 퇴임하면서 조 전 청장의 소환조사를 결정했다.
조 전 청장은 검찰에 출석하기 직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어느 은행에 누구 명의로 돼있는지 검찰에 출석해 모두 공개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이날 검찰조사에서 조 전 청장의 혐의가 입증될만한 결과가 나온다면 조 전 청장에 대한 기소가 불가피하지만 조 전 청장이 자신의 발언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를 내 놓을 경우 향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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