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공매도에 대한 논란이 다시한번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셀트리온 공매도 사건이 전체 공매도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적대적 인식에 불을 지피는 양상이다. 투자자들은 주가 급락의 주범으로 종종 공매도를 지목한다. 금융당국이 외국인 공매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공매도가 합법적인 매매기법인 만큼, 무조건 막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공매도의 문제점과 오해에 대해 3회에 걸쳐 알아본다. [편집자]
“외국인의 공매도가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교란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금융당국은 이러한 세력을 잡을 생각을 안하고 있습니다. 분명 금융당국과 이러한 세력들간에 결탁이 있을 겁니다.”
공매도 물량에 고생 아닌 고생을 하고 있는 일반 투자자들은 앞다투어 이러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 시장에서 공매도 물량의 80~90%를 외국인이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공매도 급증은 주가의 하락세를 유발,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의 손절매를 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뉴스토마토가 한국거래소에 의뢰해 올해 초부터 지난 21일까지 누적 공매도 금액이 높은 상위 10종목을 분석해본 결과 같은 기간 동안 단 2종목만 제외하고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누적공매도 상위 10종목 현황>
<자료 : 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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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누적공매도 금액이 가장 높은
LG전자(066570)는 지난 3월 연중 최고가를 기록하기 전에 이미 한차례 공매도가 급증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LG전자 주가추이 및 공매도 거래대금 추이>
<자료 : 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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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세력과 전쟁 중인 셀트리온의 경우엔 지난해 7월 역사적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같은 해 11월 공매도 금지 해제와 동시에 공매도 물량이 급증해 주가에 압력을 가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더군다나 셀트리온이 중국에서 임상실험에 실패했다는 악성루머까지 퍼지면서 회사측은 공매도 세력이 악의적인 소문을 내 주가를 하락시킨다며 적극적인 대응을 한 바 있다.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매도 폐지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학계 “공매도와 주가급락간의 상관관계 없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매도의 본질은 매도라는 점에서 주가에 하락압력을 줄 순 있겠지만 공매도가 주가 급락을 유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시 급락기 때마다 시장은 그 원인을 공매도로 보고 있지만 실증분석을 한 결과 공매도와 주가급락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결론은 학계의 공통된 시각”이라고 말했다.
주식 공매도가 유가증권시장 전체의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 대비 주식공매도의 거래대금 규모는 3% 초반 수준이다. 한때 5% 이상을 넘나들었지만 그러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시장에 영향을 줄 만큼 큰 비중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김 연구위원은 “문제는 자꾸 공매도를 부정적으로 몰아가다 보니 결국 일반 투자자들도 공매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이라며 “떨어질 것을 예상해서 파는 것은 편법적 매매 방식이 아닌 일반 투자기법 중 하나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최근 공매도를 통해 수익을 얻기 위해 허위소문을 유포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이것은 공매도의 문제가 아니라 허위소문을 내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공매도와는 별개로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증권가 “공매도, 부정적 영향보단 긍정적 영향이 많다”
증권업계에서는 공매도와 주가 하락에 대해 다소 상이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로 종목별로 공매도가 많이 유입됐을 때 주가가 하락했는지 상승했는지를 살펴보면 주가가 하락할 확률이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었다”며 “결국 케이스 별로 상이한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상위 10종목과 공매도 하위 10종목을 비교하면 공매도 상위 10종목의 성과가 더 안 좋았기 때문에 결국 공매도가 높은 종목이 주가 하락이 높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공매도가 주가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공매도의 순기능에 대해서도 동의하는 분위기가 많다. 주가가 합리적인 시장가격을 찾아가는 데 공매도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공매도를 금지할 경우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공매도에 작전이 개입되는 것이 문제"
다만 문제는 공매도에 작전이 개입되는 경우다. 셀트리온의 사례와 같이 악성루머가 유포되고 공매도로 이어질 경우 해당기업과 투자자는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자체가 합법적인 매매수단이라는 데는 동의한다”면서도 “하지만 공매도가 루머 유포같은 인위적인 가격 낮추기와 연동이 되면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당국은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양시키는 것에는 모니터링을 잘 하고 있지만 인위적인 주가 하락에는 시장감시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주가 급락시 마다 공매도 일시 금지 조치를 내렸지만 사실상 시장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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