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AI 잡음…가이드라인 불분명 과기부 '뒷짐만'
업스테이지·네이버클라우드·SK텔레콤, '프롬 스크래치' 논란 중심에
언어·비전·오디오 인코더 혼합 구조 불구에도 세부 기준 부재
"오픈소스 사용 여부가 아닌 가중치·통제권 기준 정립이 핵심"
2026-01-09 17:19:39 2026-01-09 17:19:39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독자적인 한국형 인공지능(AI) 개발 사업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평가 발표를 앞두고, 계속해서 잡음이 나오고 있습니다. AI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했는지를 의미하는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가 논란의 중심에 섰는데요. 정작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혼선이 가중되는 모습입니다.
 
업스테이지·네이버 이어 SKT도 '프롬 스크래치' 논란
 
9일 AI업계에 따르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정예팀 5개 중 업스테이지, 네이버(NAVER(035420))클라우드, SK텔레콤(017670)에서 '프롬 스크래치' 관련 문제가 최근 연일 제기되는 실정입니다.
 
기존 자료·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백지 상태에서 새롭게 출발한다는 의미의 프롬 스크래치는 업계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AI 개발 과정에서 외부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처음부터 자체적으로 학습했다는 판단 기준이 되는 까닭입니다.
 
SK텔레콤의 경우 '에이닷엑스K1(A.X K1)'이 중국 AI 딥시크 'V3 모델'의 구조와 일부 유사하다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딥시크 V3 모델의 핵심인 MLA(AI가 글을 읽을 때 중요 부분을 한 번에 여러 시선으로 살펴보는 방식)와 MoE(여러 전문가 역할을 하는 모델 구성요소가 있고, 질문이나 상황에 따라 그중 일부만 선택해 쓰는 구조)의 파라미터가 유사하다는 지적인데요.
 
이에 SK텔레콤은 AI 업계 전반에 걸쳐 실행 코드의 유사성을 프롬 스크래치 개발과 연결 짓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 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앞서 업스테이지도 지난 2일 공개 설명회를 통해 모델 내부 인퍼런스 코드 일부가 기존 모델과 유사해 보일 수 있지만 학습 방식이나 가중치의 독자성과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시드 32B 싱크'와 '8B 옴니' 주요 기능 중 하나인 인코더와 가중치를 중국의 '큐웬 2.5' 모델을 파인 튜닝해 논란이 됐습니다. 이에 네이버는 모델의 사고와 정체성을 담당하는 거대언어모델(LLM) 파트를 100% 자체 기술로 개발한 프롬 스크래치, 비전 인코더를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은 고성능 모듈을 채택해 전체 모델의 안정성을 높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오픈소스 사용보단 외부 모델 가중치 의존도가 중요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7월 발표한 사업 공모 안내서를 통해 '해외 AI 모델을 파인튜닝(미세조정) 해 만든 파생형 모델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기준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와 업계는 과기정통부가 제시한 기준에 대해 오픈소스를 썼는지가 아니라 '외부 모델의 가중치에 의존했는지'라는 대목이 독자성과 동떨어진다고 지적합니다. 프롬 스크래치 개발을 오픈소스 미사용 여부로 판단하기엔 실효성이 떨어지고, 대신 기술 종속을 피할 수 있는 구조와 라이선스 안전성이 프롬 스크래치 판단의 중요 기준이 돼야 한다는 겁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소버린 AI에서 중요한 기준은 기술 종속을 피할 수 있느냐는 관점에서 라이선스가 바뀌거나 사용이 제한된다 해도, 우리 확보한 체계가 흔들리지 않는지가 핵심"이라며 "외부 기술을 사용했더라도 그 기술에 종속되지 않고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명주 AI안전연구소장은 "중요한 건 퍼센트를 기계적으로 따지는 게 아니라 모델 핵심 아이디어와 학습 과정에서 누가 주도권을 가졌는지 여부"라며 "전체 모델에서 자체적으로 설계·학습한 영역이 어느 정도일 때, 독자 모델이라 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업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프롬 스크래치 논란에 대해 "지금은 평가 기간 중이어서 부처가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 전문 평가 위원들이 프롬 스크래치 여부 또한 평가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 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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