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28일 "북한의 주장도 문제지만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는 우리 내부의 종북 세력은 더 큰 문제"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KBS1 라디오>와 <교통방송>·<유튜브>를 통해 방송된 제91차 라디오연설에서 이같이 비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종북세력에 대한 비판 근거로 미얀마 테러사건과 천안함 사건에 대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는 북한 주장과 동일한 입장을 가진 국내 비판세력을 겨냥했다.
이같은 발언은 최근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부실선거 문제가 종북논쟁으로 번져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검찰과 청와대가 통합진보당 사건을 이용해 공안정국을 조성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만들고 있다.
최근 통합진보당이 검찰의 압수수색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고 있는 것도 압수된 당원명부 등을 이용해 검찰이 대선이 끝날 때까지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7개월 정도 남은 대선까지 종북논쟁이 지속될 수도 있다는 세간의 의심을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통합진보당 구 당권파가 검찰의 외부의 적으로 상정해 '단결'을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통합진보당의 혁신비대위보다는 구 당권파를 사실상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윗에 글을 올려 "종북세력보다 각하가 더 큰 문제"라며 "각하도 '김정은 개새끼' 못하시네요. 북한을 도와주자고 하네요"라며 최근 논란이 된 전원책 자유기업원장의 발언을 비꼬았다.
또 한인섭 서울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트윗에 글을 올려 "MB '종북세력이 문제'라고 언급함으로써 종북세력의 회생을 돕고 있다"며 "권력형 부패로 만신창이 된 MB는 탈출구 위해 종북세력을 필요로 하고, 시대착오적 종북은 쏟아지는 비난의 탈출구 위해 MB를 필요로 한다"고 비판해 사실상 통합진보당 구 당권파와 이 대통령이 적대적으로 공존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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