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31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스페인의 은행권 우려로 1180원대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월말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달러매도) 출회가 기대되는데다 금융당국의 개입 가능성도 상존해 1180원대 중후반에서 추격매수는 자제될 전망이다.
전일 국제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미국의 달러화와 엔화에 대해 약세를 연출했다. 유로·달러는 1.23달러대로 급락하며 지난 2010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달러·엔 역시 78.86엔으로 저점을 낮췄다.
이날 이탈리아의 국채입찰이 당초 목표물량인 62억5000만유로를 크게 하회한 57억3000만유로에 그친데다 낙찰금리는 6%대를 넘어섰다.
또 방키아 자본확충을 위한 스페인 정부의 자금지원 요청을 유럽중앙은행(ECB)이 거절했다는 파이낸셜타임즈의 보도가 전해지는 등 유로존 부채위기 관련 전이 우려가 재차 가중됐다. 이와 관련해 ECB와 스페인 정부는 방키아 구제금융 관련 논의가 없었다며 보도내용을 부인지만, 외환시장의 불안심리를 진정시키지 못했다.
아울러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경기체감지수와 기업환경지수 모두 전월과 시장의 예상치를 모두 하회하면서 유로존 재정감축과 경기침체의 악순환 우려를 키웠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오늘 스페인 은행권 우려와 이에 따른 유로화 약세 그리고 국내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 등으로 원·달러 환율은 추가 고점 높이기에 나설 것"이라며 "유로·원 환율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아직 유로화와 원화에 대한 방향성의 차별화는 시기 상조"라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월말 네고와 당국의 개입 경계가 상승폭을 억제시켜 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180원대에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선물 예상범위는 1180~1189원.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그리스 관련 불안이 6월 총선 이전까지는 진정되기 어려운데다 6월 말 유럽 은행들의 자본확충 시한과 7월 스페인의 대규모 국채만기를 앞두고 주변국으로의 위험 전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과매도 부담에도 유로화가 낙폭을 꾸준히 하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매수 심리는 견고한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고 판단했다.
변 연구원은 "월말을 맞아 네고물량 출회가 기대되고 장중 환율의 상승속도가 가팔라질 경우 당국의 개입 가능성도 상존하는 만큼 1180원대 중후반에서 추격매수는 자제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환율의 계단식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저점매수 역시 유효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판단돼 오늘은 1180원대 초중반 중심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선물 예상범위는 1178~1188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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