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류설아기자] "컵얼음 음료를 다 마신 후 남은 얼음을 깨물어 먹으며 더위를 식혀요. 이젠 어떤 음료를 마시더라도 꼭 컵얼음이랑 같이 먹어요."
마포의 한 편의점에서 만난 회사원 시정민(31·여)씨의 말이다.
무더위로 유통업계에서 여름 관련 상품 매출이 급증하는 가운데 편의점 각 업체에서는 시원한 음료가 인기다.
특히 '컵과 얼음'이 냉장고 속 캔음료나 파우치형 음료 원액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시즌 효자 상품으로 떠올라 눈길을 끈다.
4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각 업체에서는 음료를 부어 마실 수 있는 일명 '컵얼음'을 음료수와 별도로 최소 400원에서 최대 600원에 각각 판매하고 있다.
수년 전 커피전문점의 테이크아웃 아이스커피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출시했던 아이디어 상품으로, 최근 커피 뿐만 아니라 쥬스와 건강음료·맥주 등 소비자 취향에 맞는 음료를 부어마실 수 있도록 컵과 얼음만 단독 상품으로 내놓은 것이다.
일부 편의점 업체에서는 컵얼음 판매량이 따라마시는 파우치 원액보다 훨씬 높은 상황이다.
보광훼미리마트에서는 지난 5월 아이스드링크류 매출이 전년 대비 38.2%나 신장했으며, 600원에 개별판매하는 컵얼음 매출이 이보다 높은 판매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컵얼음을 주로 이용하는 여성 고객층이 커피전문점보다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데다, 컵얼음을 별도 판매하면서 과즙음료와 차 등 음료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편의점 미니스톱이 지난 3월부터 얼음과 컵을 500원에 별도판매하는 것이 컵얼음의 인기를 방증한다.
세븐일레븐 역시 다양한 음료의 얼음컵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따로 판매하는 대신에 컵얼음의 원액 종류를 대폭 늘렸다. 가격은 음료 포함 1000원.
커피류는 물론 석류, 키위, 블루베리 등 에이드류와 식혜, 수정과와 같은 전통음료 상품도 컵얼음 원액으로 판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지난 2010년 얼음컵음료 매출이 전년 대비 48.5%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무려 154.4%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올 4월부터 5월까지의 얼음컵음료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5.5%나 올랐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날씨가 더워지면 직장인들과 학생들 위주로 점심식사 후에 얼음컵음료를 단체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며 "상품을 발주할 때마다 날씨정보를 적극 활용하여 주문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컵얼음은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도 선호하는 상품으로 떠올랐다. 프로야구 흥행이 그 이유다.
최근 야구장에서 장시간 프로야구를 관람하는 남성이 시원한 맥주를 마시기 위해 컵얼음컵 별도로 구매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오진석 보광훼미리마트 음용식품팀장은 "아이스트링크의 진정한 주인공은 얼음컵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개별 컵얼음 판매가 하절기 점포 매출의 숨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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