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하사용권' 소송 서울시에 패소
2012-06-07 17:14:26 2012-06-07 17:15:01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 '지하철 3호선 통과 구간의 지하사용권'을 둘러싼 서울시와의 법정분쟁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부(재판장 최승록)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주식회사가 "고속버스정류장 부지 내에 지하철 3호선 통과 구간의 지하사용권이 소멸됐는데도 무단으로 9호선 환승대합실을 설치했으니, 도시철도법에 규정된 손실보상액 상당을 배상하라"며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 1980년 서울지하철건설(고속버스터미널의 전신)과 서울시는 지하철 3호선 고속버스터미널역 건설공사에 관련된 협약을 체결하면서 '지하철 역 및 일체의 시설물에 대한 소유권은 당연히 서울시에 귀속된다'고 약정했다.
 
그후 2004년 중앙토지수용위원회로부터 고속버스터미널 소유의 서초구 반포동 부지를 수용하는 재결을 받은 서울시는 2008년에 이르러 3호선 고속터미널역 1번 출구 및 19-17 토지에 설치되어 있던 지하 2층 대합실로 이어지는 계단을 철거한 이후, 이 토지에 9호선 대합실과 공조기계실을 설치했다.
 
이에 고속버스터미널 측은 "서울시는 3호선 고속버스터미널역 건설 당시부터 이 사건 토지 부분에 관해 구분지상권설정 청구권(지하사용권)을 가지고 있었으나, 서울시가 각 토지 부분의 계단 등 구조물을 모두 철거함으로써 지하사용권은 소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속버스터미널 측은 "이 사건 각 토지의 지하에 9호선 환승대합실과 공조기계실 등을 무단으로 설치한데 따른 57억원의 손실액을 배상하라"고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그러나 서울시 측은 "당초 고속버스터미널 측은 고속버스정류장 부지 내에 지하철이 통과하는 구간의 지하사용권을 서울시에게 귀속시키기로 협의했다"며 "3호선 고속버스터미널역은 그대로 남아 있고 다만 9호선이 개통되면서 확장되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시 측은 이어 "기존의 3호선 고속버스터미널역으로 사용되던 토지에 9호선 환승대합실이 설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지하사용권이 소멸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토지 지하 1층에서 지하 2층 대합실로 연결되는 계단과 3호선 고속터버스미널역 1번 출구 계단 등이 철거되었지만, 그후 지하 1, 2, 3층은 9호선 환승대합실 및 공조기계실로 사용되고 있다"며 "시설물 일부가 철거됐지만 그 부분의 토지가 원상회복되는 것과 같이 볼만한 공작물의 철거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3호선 고속버스터미널역 내부 시설물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이 사건 구분지상권설정청구권의 조건으로 했다고 볼 수 없다"며 "9호선 환승대합실을 건설한 후에도 구분지상권설정 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으므로 9호선 환승대합실 건설로 인해 서울시가 토지를 수용하면서 고속버스터미널 측과 새로 협의하고 보상할 의무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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