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성과공유제 ‘자율’ 추진 결의..실효성 있을까?
2012-06-11 14:12:49 2012-06-11 14:13:43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재계가 성과공유제를 자율 추진키로 했다.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 45개 계열사들은 11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지식경제부와 공동으로 ‘성과공유제 자율추진 협약’을 체결한다.
 
이들은 향후 1년간 654개 협력사와 1073건의 성과공유제 과제를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이는 지난 2년간 성과공유제 연평균 실적(268건)을 4배 웃도는 수치다.
 
또 같은 기간 성과공유제에 참여하는 협력사도 75개사에서 654개사로 8.7개 증가할 전망이다. 수치만을 놓고 보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이날 협약 체결을 기점으로 대기업들은 사내 성과공유 전담부서를 운영하고 추진 실적을 임직원 인사평가에 반영하는 등 대·중소기업 간 상생에 대한 재계의 적극적 의지를 알려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실효성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우선 법제화 등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의 자율적 의지에만 맡겨야 하는 태생적 한계가 노출됐다.
 
강제성을 담보하고 사정당국이 지켜보는 가운데서도 강자의 논리가 지배하는데 ‘상생’이란 동반성장 과제를 시장에 자율적으로 맡긴다고 그게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다.
 
때문에 재계가 자발적으로 협약에 나선 점은 긍정적으로 바라봐야겠지만 이면에 있는 여론에 대한 의식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치권을 비롯해 이른바 경제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일종의 '전시성 이벤트'에 그칠 것이란 우려마저 제기됐다.
 
뿐만이 아니다. 정부가 야심차게 성과공유제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이는 이익공유제 등 기존의 검토된 정책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란 분석이 일반적이다. 이 과정에서 관료제의 관성은 재계 이해를 위해 뒷받침됐다.
 
실제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성과공유제 확산만을 동반성장의 유일한 잣대로 삼아왔다. 재계 입장에선 한결 부담이 덜한 성과공유제 도입 정도로 정부 정책에 대한 화답을 표시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경부와 재계가 손을 잡고 보여준 성과공유제 자율추진 협약. 강제성을 배제한 대신 자율에 책임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이날 협약에는 홍 장관을 비롯해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또 강호문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정진행 현대차(005380) 사장, 배준동 SK텔레콤(017670) 사장, 김종식 LG전자(066570) 사장 등이 기업을 대표해 자리에 함께 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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