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LG전자(066570)와
삼성전자(005930)가 스마트폰 무선충전기술 방식 표준화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 LG경제연구소가 LG가 채택한 자기유도 방식이 아닌 삼성의 자기공명 방식을 호평한 보고서를 내놨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LG전자는 삼성 방식이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기술이라며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사옥에서 '무선충전 기술동향' 설명회를 열고 원거리에서도 무선충전이 된다는 삼성의 '자기공명방식(공진유도)' 기술은 약 1~2cm 거리 상용화에 그칠 것이라며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기술이라고 깎아내렸다.
LG전자는 자사 전략 스마트폰 옵티머스LTE2에 '자기유도방식'의 무선충전을 채택하고 삼성전자는 '자기공명방식'을 갤럭시S3에 채택해 향후 50조원에 달하는 무선충전기 시장 표준화 선점을 위해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LG전자가 자신들의 기술방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삼성의 자기공명 충전방식을 공상과학에 불과하다고 규정짓는 것은 무리수 아니냐는 지적이다.
LG 경제연구소는 불과 3개월전에 올해말을 무선 자기공명 방식의 상용화 시기로 잡으며 그 효용성도 상당하다고 인정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LG경제연구소가 지난 3월 21일자로 발간한 '무선전력전송, 마지막 남은 케이블로부터의 해방'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2012년 말경에는 각종 환경 변화에 관계없이 수십cm 거리에서 80~90% 효율로 일정하게 전력을 전송할 수 있는 수준의 상용제품이 등장할 것
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예측했다.
문구 그대로만 본다면 사실상 오는 9월에 출시되는 삼성 갤럭시S3의 무선충전기술을 예상했다고 볼 수 있다.
LG그룹 싱크탱크인 LG경제연구소는 사실상 삼성의 자기공명 방식을 대세로 전망했지만 이를 채택하고 있지 않은 LG전자는 공상과학 수준으로 폄하한 꼴이 된 것이다.
보고서에는 '자기공명방식의 특성으로 인해 자기유도방식과 달리 1m가량 떨어진 곳에서는 약 90%의 높은 효율로, 2m에서도 약 40%의 효율로 전력 전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명시돼 있다.
자기공명방식의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LG전자의 주장과는 확연히 다른 내용이다.
이 보고서로 볼때 삼성이 자기공명 기술을 직접 시연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술적인 논란은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LG경제연구소측은 이미 자기공명 기술의 우수성에 대한 충분한 근거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수신부 코일에 흡수되지 않은 에너지는 공기 중으로 방사되어 소멸되지 않고 송신부 코일에 다시 흡수되기 때문에 효율이 높은 것'이라는 문구도 있다.
자기공명방식의 인체유해성에 관해서도 새롭게 해석되고 있다.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옮기자면 '송신부와 수신부 사이에 벽과 같은 장애물이 있어도 문제 없이 전송할 수 있으며, 전자기파 방식과 달리 인체에 거의 흡수되지 않는 자기장만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전송하기 때문에 매우 안전하기도 하다'고 되어 있다.
반면 LG전자의 자기유도방식에 대해서는 "전력 전송 효율이 90% 이상으로 매우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cm 이상 떨어지거나 송신 코일과 수신 코일의 중심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으면 전력이 거의 전송되지 않을 정도로 효율이 급격히 저하된다는 문제점이 있다"며 "콘센트에 꽂지만 않았을 뿐, 유선 전력 전송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전자업계의 한 전문가는 "실제로 LG디스플레이가 삼성의 아몰레드를 평가절하했지만 LG전자 핸드폰사업부가 아몰레드폰을 출시한 것처럼 전자업계에서는 기술적으로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제품 다양화면에서 한가지 기술만을 고수할 수 없는 현실적인 모습도 담고 있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소나 삼성경제연구소는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 언제 상용화 되고 이를 통해 얼마나 매출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예측 조사하고 있으며 해외의 많은 투자자들도 이들 연구소의 자료들을 주요한 투자 지표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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