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자세한 내용 전해주시죠.
기자> 네, 오늘 오전 삼성디스플레이는 창립 주주총회, 이사회를 열고 공식적인 출범행사를 가졌습니다.
이날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통합 신설법인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표 이사로 선임됐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에스엘시디(S-LCD)가 하나로 뭉친 디스플레이업계 공룡 기업입니다.
매출규모 30조원 수준에, 직원 수 2만5천여명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매출액으로 보나, 생산 규모로 보나 의심할데없는 세계 최대 수준입니다. 삼성 전자계열사 내에서도 삼성전자에 이어 2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앵커> 이번 통합을 통해 삼성디스플레이가 노리는 전략은 뭘까요?
지난 4월부터 삼성전자는 LCD사업부를 독립시킨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는 중소형 디스플레이를 각각 생산해왔습니다. 중소형 시장에서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독점적인 지배력을 행사해왔지만, 차세대 시장으로 주목받는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LG전자와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습니다.
즉 이번 통합은 기존의 삼성디스플레이와 에스엘시디의 주력 사업이었던 LCD 시장을 수성하면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해왔던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을 통합해 앞으로 다가올 AMOLED 시대를 동시에 준비하게 된다는 의미가 있겠습니다.
두 가지 차원에서 효과를 따져보면 내부적으로는 의사결정의 단순화, 비용절감 등의 경영 효율성을 꼽을 수 있겠구요.
외부적으로는 시장 지배력 확대라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효과를 꼽을 수 있습니다.
앵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도 겸임하는 셈인데, 어떤 전략으로 읽어야할까요?
기자> 오늘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이사회에서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만큼 회사의 방향성을 정하고 디스플레이 사업의 총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데 권 부회장만한 인물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걸로 전해집니다.
총체적인 그림을 구상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얘기인데요.
권오현 부회장은 '신사업발굴의 귀재'라는 별명으로 유명하죠. 권 부회장은 3년 넘게 반도체사업부 사장을 역임하며 현재 삼성 디스플레이 사업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출신 임원들과도 손발을 맞춘바 있습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조수인 사장, 현재 삼성디스플레이 박동건 부사장 등이 모두 반도체 출신 임원입니다.
또 LCD와 AMOLED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사업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2~3년 동안은 LCD가 디스플레이 산업의 주력이 될 것으로 보이고, OLED는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둘 중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사업을 이번 신설법인을 통해 합치면서 진통을 줄이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는 당분간 LCD, AMOLED 각자 사업부 체제로 영업, 개발 조직을 별도로 운영하기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부품사업을 총괄하다시피하고 있는 권오현 부회장이 대표로 선임된 이유도 통합법인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는 동시에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됩니다.
앵커>업계 반응은 어떤가요?
삼성디스플레이의 향후 전망과 관련해서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이 공급과잉으로 성장성에 한계를 맞아 OLED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 LCD분야 기술 및 시설을 통합해 시장 대응력을 강화했다는 평가입니다.
또 세계최대 세트업체인 삼성전자를 든든한 가족으로 둔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통합으로 각 패널의 세트 공급 경로가 일원화하고 의사결정이 빨라져 이전보다 효율적인 공급체계를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의사결정 신속성을 확보했다는 건 LCD와 AMOLED간 투자 우선 순위가 명확해진다는 점인데 이는 앞으로 예상되는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체계적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조만간 OLED TV에 대해 삼성전자의 대대적인 투자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매출이나 성장성과 가장 직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는 게 바로 OLED TV 시장의 확대이기 때문입니다.
앵커> 대형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LG전자와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데, LG디스플레이의 향후 대응책이 관심이 쏠리네요.
기자> 일단 LG디스플레이 측은 삼성 계열사들의 기본적인 운영 형태에만 변화가 있는 셈이기 때문에 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이전부터 LCD, OLED 사업부를 통합해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이미 다가올 OLED 시대에 준비돼 있다는 입장입니다.
업계 일각에서도 기존의 LCD 중심 시장에서 대형 OLED로 옮겨가는건 필연적인 수순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에 소요되는 시간이 최소 2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OLED TV 수요는 5만대~10만대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내년에도 조사기간마다 다르지만 50만대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LCD TV 시장 매년 2억2000만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OLED 사업에 대한 투자가 단기적으로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번 삼성디스플레이의 통합출범은 대세에 따른 흐름이지, 시장의 헤게모니를 바꾸는 동력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앵커> 황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