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분양시장부터 살아나서 조금만 기다리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난 5월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취임 2주년 간담회에서 현장사령관 박상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이 한 말이다. 박 실장의 말대로 국토부는 분양시장 살리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불황기에 나름의 실적도 나타내고 있어 주목된다.
수도권에서도 분양 무덤으로 불리던 한강신도시와 송도국제도시에서 2년만에 순위 내 마감 단지들이 속출하는 등 분양시장에 훈풍이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 확산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선순환 고리를 잘 못 짚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mission, 분양시장을 살려라
지난달 국토부는 분양가상한제 폐지안을 19대 국회에 직접 입법발의했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3차례 의원입법 방식으로 발의됐으나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자 직접 나선 것이다.
또 지난 5.10대책에서는 전매제한 기간을 대폭 완화하기도 했다. 3년에 달했던 85㎡이하 공공택지 아파트까지 전매제한을 1년으로 단축하며 사실상 전매제한을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거주의무기간도 대폭 단축했다. 주변시세와 비교해 10년~5년간 의무적으로 거주해야 했지만 대책에서는 5~1년으로 거주기간을 대폭 줄였다.
이와함께 투기과열지구를 제외한 곳에서는 분양하는 민영주택 재당첨제한도 페지해 청약자들의 서선택권을 넓혔다. 대책 전까지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85㎡ 이하 5년, 85㎡ 초과 3년 ▲ 그 외 지역 85㎡ 이하 3년, 85㎡ 초과 1년 동안 다른 분양주택에 재당첨이 금지됐다.
◇미분양 도시 수도권..연이은 완판 행진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수도권 분양시장에 훈풍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강남에서 분양한 첫 민간 보금자리주택인 ‘강남 힐즈’가 평균 3.55대1로 1순위에서 완판됐으며, 신(新)분양무덤으로 떠오르던 송도에서는 2년만에 순위 내 마감단지가 나오기도 했다. 2.5대1의 경쟁률을 보인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는 지난 2010년 1월 송도롯데캐슬 월드뷰 이후 송도에서는 처음으로 나온 순위 내 마감단지다.
과잉공급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한강신도시 역시 2년 6개 월만에 순위내 마감 단지가 등장했다. 롯데건설이 공급한 ‘한강신도시 롯데캐슬’은 1135가구 모집에 3순위에서만 1589명이 몰리며 1.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양세는 정부 의도대로 흘러가는 모습이지만 표면적인 분양시장 훈풍이 주택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주택 시장의 선순환 고리를 잘못 짚었다는 분석이다. 2~3년 후 입주하는 분양시장의 특성상 허수가 아닌 당장 시장의 흐름을 결정하는 실수요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에이플러스리얼티 조민이 팀장은 “최근 청약 마감 단지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통장이 필요없던 3순위 마감이기 때문에 계약률까지 이어질지는 확인해 봐야한다”며 “분양가가 저렴해 사람이 몰리긴 했는데 시장을 살릴려면 분양이 아닌 선순환 고리인 일반 주택시장부터 숨통을 터줘야한다”고 전했다.
실제 일반 거래 시장은 대책 이후에도 침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총 거래량은 2952건으로 전년동기 3968건에 비해 25%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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