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못잡는 정부'..농수산물 수요예측 '엉망' 식탁물가는 '高高'
정부, 할당관세·수입 등 임시방편 대책만 내놔..농민들 반발
2012-07-19 15:55:11 2012-07-19 15:55:56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104년 만에 찾아 온 가뭄 이후 폭우가 잇따르자 정부가 농수산물 수급에 대한 감을 잃은 모양새다.
 
지난 4월까지만해도 양파의 공급 과잉을 걱정하던 정부가 3개월만에 수급을 걱정하고 있다.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동안 배추와 상추·양파·대파 등의 가격은 꾸준히 상승해 이미 식탁물가는 서민들에게 상당한 '공포'가 되고 있다.
  
◇물가 잡겠다는 정부 '헛물만'..물가안정 책임제도 '유명무실'
 
19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농림수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3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채소·과일 등 신선식품은 고공행진했다.
 
국내 농산물 가격은 가뭄이 시작된 지난 5월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5월 신선식품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9% 상승했으며, 6월에도 11% 오름세를 보였다.
 
최악의 가뭄은 마무리 됐지만 이달 들어 장마가 본격화면서 여전히 녹록치 않은 상황은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전국 평균 소매가 기준으로 배추는 2850원을 기록하며 지난달보다 무려 38.4% 올랐다. 한달 전 664원이었던 적상추는 894원으로 34.6% 상승했다.
 
더불어 수입 농산물 가격도 급등했다. 관세청의 '6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축수산물 수입가격지수는 5월보다 4.3% 올랐다.
 
오름폭이 큰 농산물은 배추(52.1%)·당근(47.7%)·냉장 마늘(30.8%)·건조 무(15.8%)·호박(13.3%)·냉장 무(11.3%) 등의 순이었다.
 
정부가 농산물을 비롯한 주요 생필품에 대해 책임자를 지정해 관리하게 하는 '물가안정책임제'를 지난 1월 도입했지만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배추국장'과 '양파국장' 등이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임시방편으로 할당관세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 농업정책, 수입에 의존..농민단체 강력 '비판'
 
정부가 국내 수급 대책 마련보다는 수입에 의존하는 이른바 '임시방편식' 대책을 추진하자 농민들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실제로 전국농민회 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지난 18일 성명을 통해 농수산물이 과잉되면 농민을 외면하고, 반대로 부족하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정부의 농업 정책을 비판했다.
 
최근 양파·대파 값이 급등하자 재정부는 오는 12월 말까지 수입되는 양파의 수입물량 11만645t에 대해 할당관세를 기존 50%에서 10%로 적용키로 했다.
 
대파도 오는 8월말까지 수입되는 전량에 대해 할당관세를 기존 27%에서 무관세로 적용한다.
 
농민단체는 정부가 물가 안정에만 치중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할당관세 정책으로 인해 수입 물량이 늘면서 농협과 유통업체의 적자를 유발한다는 얘기다.
 
농민단체는 "해마다 되풀이 되는 농산물값 급등과 급락을 막기 위해 기초 농산물에 대해 국가 수매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간 연구소 한 연구원은 "물가 안정을 이유로 전기요금 현실화를 반대하고 있는 정부가 정작 농수산물에 대한 수요 예측 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할당관세 등에 의존한다면 선순환적인 물가 안정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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