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이석기 통합진보당이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두 의원이 제명되더라도 복당을 추진한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돼 주목된다.
구 당권파측이 25일 열리는 중앙위원회에서 당의 비례후보자 총사퇴 결의안을 무효화하는 안건을 발의해 통과시킨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은 총선 당시 비례경선이 총체적 부정·부실로 드러나자 경쟁명부 비례후보자 14명 전원의 총사퇴를 결정한 바 있다.
이석기·김재연 의원은 이에 불복해서 버티다 당내 중앙당기위로부터 제명 징계를 받았고, 현재는 정당법에 따라 의원총회 표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의총이 열리면 제명될 것이 확실한 상황이다.
심상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가 제명 의총 일정을 위임받았고, 13명의 의원 중에서 7명이 혁신파이거나 혁신파의 제명 방침에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구 당권파는 강기갑 대표가 당선된 당직선거에서 지난 지도부에서의 전국운영위원과 비슷한 지위를 갖는 선출직 중앙위원 숫자에서 자신들이 앞서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선출직 중앙위원 51명 중에서 혁신파는 22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29명은 구 당권파와 입장을 같이 하거나 강병기 후보를 지지했던 부산·울산·경남연합 출신이라서 22대 29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대표와 최고위원, 의원단과 시도당 위원장으로 구성된 당연직 최고위원은 모두 33명인데, 여기서는 19대 14로 혁신파가 우세하다.
강기갑 대표와 천호선·이정미 최고위원(3명), 심상정 원내대표와 노회찬·강동원·박원석·서기호 의원(5명), 혁신파와 입장을 같이 하고 있는 중립의 정진후·김제남 의원(2명), 16개 광역시도당 위원장 중에서 9명이 혁신파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당권이 정지된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제외한 선출직·당연직 중앙위원 84명 가운데 양측 세력은 41대 43으로 구 당권파가 과반을 넘기는 구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구 당권파의 이석기·김재연 의원 복당 시나리오는 좌초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당 안팎의 관측이다.
강기갑 대표와 최고위원회가 지명할 수 있는 지명직 최고위원 2명과 10명 이내의 추천직 중앙위원 인준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최고위원회는 현재 7명인데, 이 가운데 강기갑 대표와 심상정 원내대표, 천호선·이정미 대변인 4명이 혁신파다. 구 당권파는 이혜선·유선희 최고위원 둘이고 민병렬 최고위원은 당직선거에서는 구 당권파와 연대했지만 중립파로 분류된다.
지명직 최고위원 2명과 10인 이내의 추천직 중앙위원으로 혁신파 성향의 인물이 선임되면 혁신파 41대 구 당권파 43의 구도는 단번에 53대 43 정도의 판세로 역전된다.
지난 18일 열린 의원단 워크숍에서 양측이 밤 12시까지 격론을 벌일 당시 구 당권파측 의원들이 25일 중앙위원회 이후로 의총을 연기하자고 주장한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추천직 중앙위원 인준이 중앙위에서 난항을 겪어 다시 한번 심리적·물리적 충돌을 겪을 우려가 감지되고 있어서 혁신파로서는 부담이다.
한편 심상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는 이르면 20일, 늦어도 24일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 의총을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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