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한 현직 법관이 법원 내부게시판에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제청 철회'를 요구하는 글을 올리면서, 일선 법관들 사이에서 김 후보자의 '도덕성 논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수원지법 송승용 판사(38·사법연수원 27기)는 지난 23일 법원 내부 게시판 코트넷에 올린 글에서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결격사유만으로도 김병화 후보자가 대법관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송 판사의 글에는 24일 현재까지 30여명의 법원 직원들이 '판사님 의견에 적극 동의합니다', '당연한 것을 건의해야 하는 사법부의 현실이 안타깝다'는 내용의 댓글을 다는 등 김 후보자 반대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모씨는 "축구에서 골키퍼가 실수로 골을 먹으면 엄청난 자책을 한다. 공격수가 골을 더 넣으면 되지만, 훌륭한 골키퍼는 팀을 살린다. 지금 사법부라는 골키퍼는 실수로 여러 골을 먹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대법관이 되기 전부터 각종 의혹에 휘말리며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다"며 "대법관의 역할에 비춰볼 때 법원으로서 부담스러운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능력도 능력이지만 도덕적인 존경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일반 당사자들이 그 분의 판결결과에 얼마나 승복할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도 "도덕적으로 논란이 되는 것만으로도 대법관의 자질이 부족한 것 같다"며 "언론보도를 접할때마다 민망하다. 대법관은 도덕적으로 존경받는 자리"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판사는 "대법원의 인적 구성에 검찰 출신의 대법관이 필요하더라도 이건 아니다"면서 "이미 도덕적으로 큰 논란을 빚은 대법관을 국민들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역의 한 부장판사는 송승용 판사의 주장에 대해 "'조사를 잘못했다'는 평가는 가능하겠지만, 임명 제청을 철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가 늦었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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