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자금 마련위한 '갈아타기' 어려워.."계획수정 불가피"
중대형 '하락', 소형 '상승'..가격 역전 사례 늘어
2012-08-01 17:47:28 2012-08-01 17:48:29
[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경기도 용인시에 살고 있는 김영수(가명)씨는 자녀들이 모두 출가한 후 전용면적 145㎡ 아파트에 아내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정년퇴직 후 연금을 제외하고는 정기적인 수입이 없어 고민하던 김씨는 결국 지금 살고 있는 큰집을 팔고 작은집으로 옮겨 집값의 차익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김씨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현재 살고 있는 대형 아파트의 가격이 떨어졌고, 소형은 오히려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주택규모를 줄여 얻은 차액으로 생활비를 마련하려던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해졌고, 김씨는 잠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는 날이 부쩍 많아졌다.
 
이처럼 최근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소형 아파트로 옮기려는 수요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소위 '갈아타기'가 어려워진 만큼 이들의 시름은 깊어지게 됐다.  
 
김은선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시장 자체의 침체가 계속되다 보니 소형으로 갈아타려는 수요자들의 노후플랜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며, "중대형 아파트의 집값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 집값의 차액도 기대 이하"라고 설명했다.
 
◇중대형 '하락' VS 소형은 '상승'
 
글로벌 경제 불안과 경기 위축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대형 아파트의 수요 선호도는 급감하고 있다.
 
대형 아파트는 수요자들이 자금을 마련하기가 어렵고 관리비 등 비용 부담이 높은데다 환금성도 낮아지면서 찬밥 신세가 된 것이다.
 
부동산114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서울 수도권의 전용 60㎡ 이하 일반 아파트값이 2008년 12월말 이후 1.14% 오르는 동안 전용 85㎡ 초과의 중대형 아파트는 6.95% 하락했다.
 
1~2인 가구의 증가, 주택 구매력 저하 등으로 인해 중대형 보다는 소형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소형아파트는 불황기에 상대적인 강세를 보인 것이다.
 
이에 주택 면적을 넓혀가려는 수요자들의 비용 부담은 줄어들게 됐지만 작은 아파트로 옮기고 주택 비용을 줄이고자 했던 수요자들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됐다.
 
◇가격격차 줄어..가격역전 현상까지
 
서울 수도권에 위치한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값과 전용85㎡초과 중대형 아파트 가격격차는 2008년 12월말 3.3㎡당 522만원에서 2012년 6월말 기준 389만원으로 줄었다.
 
특히 서울 강남3구를 비롯해 고가 아파트가 많이 위치한 지역에서 중대형과 소형 아파트 간의 가격 격차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 12월말 대비 3.3㎡당 1337만원의 가격 격차를 보이던 강남구는 2012년 현재 981만원으로 356만원이 줄었고, 서초구는 750만원에서 347만원으로 403만원이나 줄었다. 또 송파구는 697만원에서 371만원으로 소형과 중대형 아파트 간의 가격 격차가 감소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소형과 중대형 아파트의 가격이 아예 역전되기도 했다. 서울 동대문구는 전용 60㎡ 이하의 소형 아파트값이 전용 85㎡ 초과의 중대형 아파트보다 더 비싸졌다.
 
김은선 연구원은 "요즘처럼 주택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주택규모를 축소하는 다운사이징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소형 주택의 상승세가 둔화된다고 해도 상대적인 중대형의 빠른 조정 우려는 남아있는 만큼 부담이 큰 중대형 주택을 소유하거나 갈아타기를 고민하는 수요자들의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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