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한지붕 두 세대라 할 수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와 그들의 자녀인 '에코세대'의 세대간 차이점은 무엇일까.
우선 교육 정도에서도는 현 시대의 사회·구조적 문제인 '학력 인플레'를 반영하듯 에코세대의 대학 진학률은 베이비부머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또 취업난 속 안정적인 일자리를 원하는 젊은이들의 성향을 보여주듯 에코세대는 '교육서비스업'에서 일하는 종사자가 많았다. 반면 베이비부머는 숙박 및 음식업과 제조업 등에 가장 많이 종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들은 은퇴후 자영업에 많이 종사한다는 얘기다.
결국 시대적 흐름과 환경의 변화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베이비부머 및 에코세대의 인구·사회적 특성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는 695만 명으로 전체인구 4799만 명의 14.5%를 차지했다. 반면 에코세는 전체인구의 19.9%인 954만 명으로 집계됐다.
베이비부머는 1955년에서 1963년에 태어난 세대를 말하고, 에코세대는 베이비부머 자녀인 1979년에서 1985년생들을 뜻한다.
두 세대를 합치면 전체 인구의 34.4%로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으로 중요한 인구 집단이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두 세대의 인구층이 상당히 두텁다"며 "특정세대의 인구 비중이 높으면 그 세대가 은퇴할 시 노동력 공급 부족과 내수부진 등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요소가 많아 사회·경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에코세대는 베이비부머 세대와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드러냈다. 우선 교육 정도에서 에코세대는 대학교(4년제)가 434만 명으로 45.5%의 비중을 차지해 높은 교육 수준을 보였다. 이어 대학(4년제 미만) 26.8%, 고등학교 23.3% 순이었다.
반면 베이비부머의 교육정도는 고등학교가 311만 명으로로 44.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중학교 17.3%, 대학교(4년제) 15.8%가 뒤를 이었다.
변양규 실장은 "베이비부머 세대는 과거 우리나라가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룰 때 핵심 세력이었다"며 "어려운 형편에 대학을 가는 것보다 생업 전선에서 돈을 먼저 버는게 먼저였다"고 설명했다.
변양규 실장은 "그러나 베이비부머들이 현장 속 임금 등 많은 부분에서 대학을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 그들의 자녀만큼은 대학에 보내려고 했다"며 "자녀들은 저절로 부모의 영향을 받아 대학을 가게 되고, 자연스레 학력 인플레 현상이 빚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에코세대는 서울에서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분포를 보면 서울이 233만 명으로 23.3%를 차지했다. 그 뒤로 경기 221만 명(23.1%), 부산 68만 명(7.1%) 등의 순이었다.
조창희 통계청 인구총조사과 사무관은 "수도권에 대학들이 집중돼 있어서 에코세대의 서울 거주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베이비부머는 경기에서 가장 많이 거주했다. 경기가 157만 명으로 22.6%를 차지했고, 서울 140만 명(20.1%), 부산 56만 명(8.0%)이 그 뒤를 이었다.
에코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는 직업에서도 서로 다른 특성을 보였다. 베이비부머는 제조업이 91만명으로 18.2%를 차지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에 종사하는 인구도 52만명으로 10.4%를 차지, 은퇴 후 자영업을 하는 베이비부머들이 많았다.
에코세대는 교육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규모가 49만명으로 10.5%를 차지했다.
특히 여자의 경우 교육서비스업이 가장 많았다. 극심한 취업난과 불안정한 일자리 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젊은들의 성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변양규 실장은 "1970~1980년대 경제 성장의 원동력은 제조업"이었으며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생산직 위주의 제조업에 주로 종사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변 실장은 "지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은 베이비부머들이 속출했고, 이를 계기로 고용의 안정성을 절실히 느꼈다"며 "그들의 자녀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에코세대는 부모의 영향을 받아 안정성을 고려하게 됐으며 최근 심각한 실업난과 취업난이 맞물리면서 고용의 안정성을 더 중요시하게 됐다"며 "정년 보장이 되고 연금 혜택 등이 있는 교육서비스업과 같은 안정적인 일자리로 취업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에코세대의 '1인 가구'의 급증도 눈에 띄었다. 베이비부머 1인 가구는 총 58만 가구인 반면 에코세대는 총 100만 가구로 조사됐다.
에코세대의 '1인 가구' 증가는 혼인 유무에도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의 조사 결과, 베이비부머의 83.5%가 배우자가 있는 반면 에코세대는 82.4%가 미혼이었다.
변양규 실장은 "젊은이들은 사회 진입 시기가 늦춰지다 보니 결혼을 미루고 경제활동을 더하려는 경향이 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여성의 경우 결혼 후 가정과 일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아 결혼을 더 늦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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